경기자체 취약 생활양식 코로나로 변화
올해 세계 신차 수요는 약 8700만대
올해 세계 신차 수요는 약 8700만대

SBI증권의 엔도 고지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탈가솔린차'의 흐름은 미·유럽·중·일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지만 전기자동차(EV)가 주도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고, 당장은 하이브리드차(HV)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PHV)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1년의 세계 신차 수요는 약 8700만 대로 코로나19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은 2020년에 비해 12% 증가할 전망이다. 단 외출 규제나 록다운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수준(9130만대)으로 돌아오는 것은 2022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까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요인은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 하나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차가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원격근무 또는 마이크로모빌리티로의 이전으로 자동차 수요 감소의 요인도 강하다는 점이다. 신차 수요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미다.
엔도는 또 미국 시장의 앞날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적극적인 환경정책을 펼 전망이지만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을 유지할 경우 인준절차에 난항을 겪을 수 있어 환경정책이 부진할 수 있다.
현재 역사적으로 가장 싼 수준인 휘발유 가격이 앞으로 크게 오르지 않는 한 미국 소비자들은 휘발유차를 살 것이다. 테슬라 이외에 다른 자동차 메이커가 EV를 주력 모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환경 규제가 한층 강화되는 유럽이나 중국에서는 EV나 PHV 등의 판매 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HV에 대한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는 HV와 PHV가 여전히 많아 도요타 등이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에서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EV를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배터리가 아직 비싸고 차량 가격도 가솔린차에 비해 높다. 충전 시간의 길이와 충전 인프라도 정비되지 않았다.
EV는 급속 충전으로도 약 30분이 소요된다. 충전기의 종류나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충전으로 8시간 정도 충전하지 않으면 장거리를 달릴 수 없다. 에어컨을 사용하면 운행 거리가 확 짧아진다. 집에서 자는 동안 충전하면 좋겠지만 맨션 등 공동주택이 많은 일본에서는 차가 없는 주민과의 합의가 어렵다.
도쿄도의 고이케 유리코 지사도 도내에서 2030년까지 가솔린 엔진 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전동차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신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차다. 경차에는 간이형 HV기술을 탑재한 차종도 있지만, 현재는 가격 문제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어렵다.
경차가 중심인 다이하츠나 스즈키는 도요타로부터 HV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고 미쓰비시도 닛산과의 제휴로 전기차에 대응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결속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