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수도 바르샤바에서 약 10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폴란드는 EU를 떠나면 안된다"는 구호를 외치는 등 폴란드 곳곳에서 EU 탈퇴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영국의 EU 탈퇴를 표현하는 '브렉시트'(Brexit)'에 비유해 "'폴렉시트(Polexit)'는 안된다"는 구호를 외쳤다.
바르샤바 시위대는 "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폴란드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결정과 폴란드 헌법 중 어느 것이 상위법인지 묻는 소송을 폴란드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이에 폴란드 헌재는 지난 7일 자국에서는 EU의 조약이나 결정보다 폴란드 헌법이 더 우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전부터 폴란드 정부는 법관이나 국영TV 경영진 등을 여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나 정부가 임명할 수 있도록 추진하면서 EU와 대립해 왔다.
이번에 '자국 헌법이 우선한다'는 폴란드 헌재의 결정이 나오자 EU 집행위원회는 "EU 법은 헌법 등 개별 회원국의 법보다 상위법"이라며 폴란드 헌재의 결정에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연방체제로의 통합을 궁극 목표로 하는 EU는 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가 만든 법률이나 EU 최고법원인 EJC의 판결이 각 회원국의 법에 우선한다는 원칙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법관 인선제도 등 EU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강경보수 성향의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자국 헌법이 우선한다는 폴란드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폴란드는 EU를 탈퇴할 생각이 없다며 시위대의 불안감을 진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폴란드는 구 소련이 붕괴한 이후인 지난 2004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과 함께 EU에 가입했다.
조하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icho9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