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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미크론 강타에도 뉴욕증시 투자자만 웃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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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오미크론 강타에도 뉴욕증시 투자자만 웃는 이유는

투자자들, 오미크론이 미국·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 크지 않다 판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으나 미국 뉴욕 증시 투자들은 이 변이가 미칠 경제적 파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으나 미국 뉴욕 증시 투자들은 이 변이가 미칠 경제적 파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전 세계가 혹한기를 보내고 있으나 미국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이 변이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과소평가하면서 주요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25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유일하게 오미크론을 걱정하지 않아 이것이 ‘산타클로스 랠리’를 중단시키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4일(현지시간) 전장보다 29.23포인트(0.62%) 오른 4,725.7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이로써 지난 10일 4,712.02를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수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96.67포인트(0.55%) 오른 35,950.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1.48포인트(0.85%) 오른 15,653.3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주에 오미크론 쇼크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조정기를 가졌으나 성탄절을 앞두고 3일 연속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세계 각국은 지금 역대 변이 중에서 전염력이 가장 강한 오미크론이 지구촌을 강타하자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봄으로 되돌아갈지 모른다며 공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당시에 투자자들은 앞다퉈 투매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투자자들이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다고 배런스가 지적했다.

무엇보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오미크론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가 보도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봉쇄령이 내려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처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경제 활동 침체기가 오래가지 않으리라고 투자자들이 예상한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또한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 등에 비해 전파력은 더 강하지만, 위중증 환자 발생 비율이 더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만약에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미국 전역을 휩쓸어도 입원 환자나 사망자가 급증하지 않으면 2020년 봄과 같은 봉쇄 조처를 피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제적인 파장이 크지 않아 기업들의 실적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머크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 약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FDA 23일 머크(MSD)가 개발한 알약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승인했다. FDA는 화이자의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팍스로비드' 사용을 승인한 지 하루 만에 머크사 알약 사용도 허가했다. 팍스로비드의 위중증 차단 비율이 89%에 이른 데 반해 몰누피라비르는 그 비율이 30%에 그치는 것으로 임상 시험에서 드러났다.

이 두 알약은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출현하기 전에 만들어졌으나 이 변이에도 효능을 발휘한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머크의 연구 책임자 딘 리는 “몰누피라비르가 임상 시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비율을 90%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향후 추이와 코로나19 대유행의 전개 양상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미국 정부 등의 오미크론 쇼크에도 불구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봉쇄령을 내리지 않을 수 있으나 미국 일반 국민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경제 사회 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가족 및 친지 등과의 모임을 자제하고, 여행 계획을 취소하며 소비 활동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 둔화와 기업의 실적 하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뉴욕 헤지펀드의 찰스 레모니데스 최고 투자담당자(CIO)는 이 매체에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질 때도 매우 빠르고, 강하게 회복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코로나19 사태의 악화 등 단기적인 현상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고, 지금까지 전개된 패턴에 주목해야 한다고 레모니데스가 강조했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오미크론 쇼크 속에서도 대체로 높은 실적을 올렸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1월에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올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배런스는 S&P500 기업이 4분기에 평균 21%의 수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내년 3월까지 자산매입 축소 조처인 테이퍼링을 끝내고, 이르면 5월부터 3번가량 금리 인상에 나선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내려가기 마련이다.

미국의 노동 시장 동향도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직장인들이 노동 현장에 복귀하지 않는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4.2%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약 2%가량의 노동 인력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 사태가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근로자들이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노동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공급망 병목 현상이 조기에 해소되기 어려워진다. 글로벌 공급망이 조기에 복구되지 않으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그만큼 어려질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