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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디지털 장착 '스마트 컨테이너'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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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디지털 장착 '스마트 컨테이너' 시대 열린다

컨테이너 위치 제공 차량 관리 최적화‧빈 컨테이너 재배치…연간 600만 톤 탄소 배출 감축

일본 국적 선박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의 원 에이퍼스(ONE Apus)가 2020년 11월 30일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1816개의 컨테이너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해운업계에는 스마트 컨테이너와 같은 디지털 물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국적 선박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의 원 에이퍼스(ONE Apus)가 2020년 11월 30일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1816개의 컨테이너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해운업계에는 스마트 컨테이너와 같은 디지털 물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강재의 80% 이상을 사용하는 대형 선박도 바다 한가운데에서 태풍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재앙을 맞는다. 여객선이야 기후변화를 감안해서 최대한 안전 운항을 하지만 컨테이너를 실은 상선들은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물류를 이동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강구한다.

철강재로 만든 선박의 디지털화는 이미 첨단화 되고 있다. 그러나 중후판으로 제작한 컨테이너가 자바라 호수처럼 줄였다, 늘렸다 하는 형태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했어도 컨테이너를 디지털화 한다는 이야기는 흥미를 이끈다. 디지털화의 아이디어는 바다 한가운데서 발생한 컨테이너 유실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남중국을 출항하여 미국 LA로 항해하고 있던 일본 국적 선박회사인 오션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의 원 에이퍼스(ONE Apus, 2019년 건조, 1만4000TEU)가 2020년 11월 30일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컨테이너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한 돌풍은 일본 선박 원 에이퍼스의 측면을 강타했다. 갑판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1816개가 바다로 추락했다. 갑판에는 400~500여개의 컨테이너가 쓰러져 나뒹굴었다.

원 에이퍼스는 LA로 항해하는 것을 중단했다. 컨테이너를 전부 내리고 선박 검사와 수리를 위해 지난 2021년 12월 8일 일본 고베항으로 되돌아갔다.

이 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1816개의 컨테이너를 포함, 약 2250개의 컨테이너가 손실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원 에이퍼스에 실려 있던 나머지 컨테이너의 하역은 약 한 달이 걸렸다. 이 사고로 인한 보험금액은 총 2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해운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2만3000TEU급 선박의 신조가격은 대체로 1억4000만~1억6000만 달러 정도. 그러나 보험금액은 선박 건조 가격을 넘어 서고 있다.

원 에이퍼스가 사고를 당한 지 2개월이 지난 2021년 1월 세계 최대의 해운사 머스크도 비슷한 코스에서 750개의 컨테이너를 유실했다. 같은 해 2월에는 260개의 컨테이너를 추가로 잃었다.
전 세계의 해상 운송은 연간 11억 톤 이상 발생한다. 따라서 물품을 실수요자에게 안전하게 공급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스마트 컨테이너이다.

스마트 컨테이너


스마트 컨테이너는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송 공급망을 만드는 방법이다. 일반 컨테이너와 비슷하지만 센서가 설치되고,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작은 칩을 넣는다.

센서에 장착된 GPS 추적 덕분에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에서부터 정확한 위치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 센서 데이터는 컨테이너의 위치를 정확히 제공하므로 최적화된 차량 관리와 빈 컨테이너의 재배치를 가능케 하여 연간 600만 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스마트 컨테이너는 컨테이너 선박의 잠재적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컨테이너의 유실에 따른 바다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컨테이너가 바다로 유실될 경우 물품에서 배출되는 독성 물질은 생태 서식지에 위협이 될 수 있으나 스마트 컨테이너는 위치 추적을 통해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가 있다. 잃어버린 컨테이너 속의 소중한 물건도 조기에 찾을 수 있다.

스마트 컨테이너에 장착된 센서는 컨테이너 내의 조건을 분석하고 조절하게 된다. 음식 등 온도에 민감한 화물이 운항 중에 변질이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컨테이너는 많은 데이터를 생성하여 공급망을 최적화하게 된다. 현재보다 더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완성되면 7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된다고 추정한다.

완전히 디지털화 된 공급망


스마트 컨테이너는 아직 규범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많은 회사에서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2020년 4월 스위스의 스타트업 스카이셀(SkyCell)은 의약품 운송용 스마트 컨테이너를 구축하기 위해 62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성공여부는 신생 스타트업의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분명한 것은 운송을 비롯한 물류 산업은 공급망에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해운 산업이 디지털화를 장착하고 지속적인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류 전문가들은 인프라의 표준화가 부족하고 데이터 공유에 대한 지나친 보호 문화 때문에 스마트 컨테이너의 규범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2020년 EU는 전자화물 운송 정보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승인했다. 필기로 정보를 기록하는 사무형태를 줄이고 이해관계인들이 가장 관련성 높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처한 것이다.

민간 차원의 협회 구성도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디지털 컨테이너 선적 협회와 같은 비정부 기구는 공통 기술 기반표준의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류이동의 디지털화와 빅데이터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해운업계의 고객이 공급망 각 부분에 걸쳐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은 당장 탄소 배출 절감에 주력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물류 네트워크의 디지털화도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언제 어느 때, 망망대해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태풍을 만나 자사의 선박이 컨테이너 유실이라는 재앙을 만날지 모르는 일이다.

미래에는 화주와 해운사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가운데 화물 운송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완전히 스마트 컨테이너와 같은 디지털화 된 공급망 체계의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이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