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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차세대 EV 개발 전격 취소 ‘사상 첫 손실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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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차세대 EV 개발 전격 취소 ‘사상 첫 손실 보상’

신임 CEO 콘 켄타, ‘손익분기점’ 엄격 적용해 럭셔리 세단 ‘LF-ZC’ 프로젝트 청산
테슬라 대항마 ‘기가캐스팅’ 전용 라인 깔던 협력사들 날벼락… 수십억 엔 긴급 수혈
기술진 씁쓸한 눈물 속 체질 개선, 후속 기종에 원천 기술 승계 방침
렉서스의 LF-ZC가 2023년 10월 25일 일본 도쿄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렉서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의 LF-ZC가 2023년 10월 25일 일본 도쿄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렉서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붐과 배터리 관세 전쟁의 포화 속에서 차세대 친환경차 주도권을 지키려던 세계 1위 자동차 공룡 일본 토요타(Toyota) 모터가 자사 최초의 차세대 럭셔리 전기차(EV) 플래그십 개발 프로젝트를 전격 중단하는 초대형 용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임 경영진이 가혹해진 통상 환경 속에서 ‘외형 확장’ 대신 ‘장부상 철저한 이익 중심’으로 제품 전략의 뼈대를 대수술하기로 확정하면서, 안방 부품 공급망 생태계에 메가톤급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와 글로벌 완성차 밸류체인 가액 지표 분석에 따르면, 토요타는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Lexus)의 차세대 전기 세단 ‘LF-ZC’의 개발 및 생산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토요타에 특화된 전용 하드웨어 자산 라인을 깔았다가 막대한 자본 상각 위기에 처한 협력사들의 부도 족쇄를 풀기 위해, 토요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십억 엔 규모의 ‘공급업체 손실 부분 보상’이라는 고육지책을 단행하기로 확정했다.

테슬라 꺾을 ‘기가캐스팅’ 메가 팩토리 지었는데… 협력사들 최대 100억 엔 융단폭격


이번에 무참히 청산된 렉서스 ‘LF-ZC’ 프로젝트는 유선형 쿠페 디자인에 최첨단 대용량 배터리 스택을 탑재, 토요타의 전기차 자강론을 상징하는 하이테크 결정체로 군림해 왔다.

특히 이 차량은 수백 개의 철제 부품을 용접하는 전통적 공정 대신, 융해된 알루미늄을 거대 금형에 기습 주입해 차체 통째를 한 조각으로 찍어내는 미국 테슬라(Tesla)식 ‘기가캐스팅(Gigacasting)’ 공학 기술을 이식하기로 전격 확약된 상태였다.

문제는 기가캐스팅이 차량 경량화와 주행거리 팽창에는 유리하나, 공정 노하우가 성숙하지 못해 불량률(낮은 수율) 장벽이 높고 대량 양산 단가 방어벽을 치기 까다롭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토요타 계열사 및 대형 하류 부품사들은 이 메인 타임라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십억에서 수백억 엔의 유동성을 수송, 전용 공장을 재건하거나 초정밀 라인을 까는 대담한 도박을 감행했다.

그러나 토요타 수뇌부가 지난 5월 말 공급망에 프로젝트 전격 취소를 기습 통보하면서 계열 협력사들은 각각 최소 수십억 엔에서 최대 100억 엔(약 958억 원)에 달하는 가혹한 적자 폭탄을 장부상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토요타 관계자는 “전례 없는 타격인 만큼 상황의 중대성을 인지해 현재 협력사들과 개별 소통 트랙을 가동하고 수십억 엔 규모의 보증금 및 손실 보상 자산을 긴급 수혈 중”이라고 해명했다.

토요타의 올해 그룹 순이익 목표치는 국제재무보고기준(IFRS)상 전년 대비 22% 감소한 3조 엔 수준으로 모델링되어 있어, 이번 긴급 보상 지출이 전체 장부 마진에 미칠 타격은 미미할 전망이다.

“수익성 없으면 미라이·프리우스 신화도 없다”... 콘 켄타 신임 CEO의 청산 전술


글로벌 금융가와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은 이번 대수술의 배후로 지난 4월 취임한 콘 켄타(Kon Kenta) 신임 사장의 강력한 실리주의 행정 명령을 지목했다.

과거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신화의 주역인 ‘프리우스’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등 차세대 기종을 출하할 때 기술 선점을 위해 초기 수익성과 손익분기점(BEP)을 완전히 둔감하게 처리(무시)하는 방어벽 전술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콘 켄타 신임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운용 효율 지표인 ‘손익분기 필요 대수’를 분초 단위로 정밀 평가, 마진율이 보장되지 않는 과잉 생산 모델은 과감히 도려내는 청산 가이드를 구축했다.

나카지마 히로키 토요타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CTO)은 언론 인터뷰에서 “LF-ZC 프로젝트에 영혼을 갈아 넣었던 수많은 핵심 엔비디아급 엔지니어들이 갑작스러운 취소 결정 소식을 듣고 현장에서 씁쓸한 눈물을 쏟아냈다”며 내부의 처절한 분위기를 전했다.

토요타 관계자 역시 “이런 성숙한 개발 단계에서 프로젝트를 통째로 폐기 장부로 넘긴 것은 토요타 역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뼈아프게 덧붙였다.

기술 묶어 후속 기종에 이식… 하반기 글로벌 완성차 치킨게임 속 생존 조율


토요타는 이번 프로젝트 취소와 별개로, 지난 수년간 렉서스 기술진이 축적해 온 고부가가치 기가캐스팅 공학 자산과 배터리 제어 소프트웨어 뭉치를 그대로 소멸시키지는 않겠다는 우회 실리 노선을 천명했다.

나카지마 CTO는 “LF-ZC를 위해 개발된 모든 첨단 원천 기술력은 향후 라인업을 슬림화해 새롭게 선보일 차세대 후속 모델에 frictionless(마찰 없이)하게 100% 그대로 승계·채택될 것”이라며 기술 개발 트랙은 견고하게 유지하겠다고 확약했다.

무모한 치킨게임에 참전하는 대신 손익 장부를 단단히 다잡아 마진 주권을 사수하려는 토요타의 고독한 체질 개선 드라마와 공급망 재편 시나리오는 하반기 글로벌 모빌리티 지형을 흔들 가장 뜨거운 거시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