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파리·프랑크푸르트 상장 보류…125억 유로 조달 난항
獨 정부 10조 지분 인수 일정도 차질…라인메탈 등 방산주 조정
獨 정부 10조 지분 인수 일정도 차질…라인메탈 등 방산주 조정
이미지 확대보기독일의 레오파르트 2형 전차와 프랑스의 세사르 자주포 등을 제조하는 유럽 최대의 지상 방산 그룹 'KNDS'가 최근 방산 주식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가치 하락 여파로 인해 예정되어 있던 기업공개(IPO)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2일(현지 시각) 독일 종합 뉴스 채널 엔티브이(ntv)에 따르면, KNDS는 최근 유럽 증시의 마켓 환경을 고려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프랑크푸르트와 파리 증시의 교차 상장(Doppelnotierung) 진행을 잠정 중단하고, 시장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이를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KNDS의 기존 주주들이 당초 공언했던 최소 125억 유로(약 22조 원) 규모의 기업 가치(밸류에이션)를 자본 시장에서 관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비유하자면 식당 주인이 야심 차게 준비한 새 메뉴의 가격(기업 가치)을 너무 비싸게 책정했다가, 손님들이 외면하자 메뉴판을 슬그머니 거둬들이고 가격 재조정에 들어간 것과 같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최대 200억 유로(약 35조 원)까지 몸값이 거론되었으나, 최근 방산 섹터에 불어닥친 차가운 역풍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프 정부의 '지분 반반' 쪼개기 시계도 멈췄다
이 구조는 쉽게 말해 두 친구가 월세를 똑같이 반반씩 내며 같이 살던 자취방과 같다. 당초 양국 정부는 이번 IPO를 계기로 프랑스 정부의 지분을 40%로 낮추고, 독일 연방정부가 베그만 가문으로부터 지분 40%를 넘겨받아 양국 정부가 나란히 대주주로 올라서는 새로운 집주인 계약을 짜놓은 상태였다. 나머지 20%의 지분만 주식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을 쥐겠다는 구상이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보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독일 정부가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입할 금액은 최대 72억 유로(약 12조 6000억 원)로 추산됐다. 독일 정부는 여전히 지분 인수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번 IPO 보류로 인해 실제 정부 자본이 투입되는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뒤로 밀릴 전망이다.
뜨거웠던 방산 시장의 '샴페인 거품 빼기'’…국내 대기업도 주시해야
KNDS가 상장 직전에 타임라인을 멈춰 세운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가파르게 급등했던 유럽 방산주들이 최근 일제히 깊은 조정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전쟁 특수로 인해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방산 기업들의 몸값에서 '샴페인 거품'이 빠르게 빠지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유럽 증시에 상장하며 주목받았던 체코의 방산 기업 CSG 주가는 현재 고점 대비 50% 이상 폭락한 상태며, KNDS의 강력한 역내 라이벨인 독일 라인메탈의 주가 역시 최근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산 섹터의 전반적인 자본 위축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강행하는 것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대주주들의 실리적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주력 무기인 레오파르트 2 전차 외에도 푸마 장갑차, PzH 2000 자주포 등 유럽 지상 군사 자산의 핵심 공급망을 쥐고 있는 KNDS의 상장 제동은 국내 자본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본시장 분석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 등 유럽 수출 전선에서 맹활약 중인 국내 방산·전장 대기업들 역시 서방 방산 섹터의 전반적인 자금 경색 기류와 밸류에이션 조정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하반기 다변화되는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 속에서 확실한 실익을 사수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