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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톡톡] 국채금리 상승에 적자 기업들 주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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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톡톡] 국채금리 상승에 적자 기업들 주가 추락

뉴욕 타임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에서 IPO가 진행되는 동안 사모펀드 TPG의 상장을 알리는 화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타임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에서 IPO가 진행되는 동안 사모펀드 TPG의 상장을 알리는 화면.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가파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으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실적은 없이 낙관만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의 기대감은 온데 간 데 없고, 주식시장에서는 이제 실적만이 생존을 가르는 유일한 기준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연준이 올해 많으면 6~7차례 금리를 올릴지 모른다고 말한 뒤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 미 채권 시장은 마틴루터킹 기념일을 맞아 17일 하루를 쉬고 다시 문을 연 18일 폭락세를 기록했다.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1.87%까지 치솟으며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는 낙관 전망을 유일한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기술업체들을 곤경으로 내몰고 있다.

흑자여부가 주가 좌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돈만 까먹는 기술업체들, 승인받은 신약이 단 하나도 없는 바이오텍 업체들, 검증 없이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을 통해 우회상장한 스타트업들이 심각한 주가 하락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 주가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은 흑자 전환 여부다.

WSJ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나스닥 편입 종목 가운데 적자 기업들 주가는 25% 폭락했다. 지난 4분기 동안 주당이익(EPS)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업체들이다.

반면 같은 기간 흑자 기업들은 평균 1.4% 주가가 올랐다.

새해 들어 기술주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에 치우쳤던 주가 흐름은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

나스닥 CTA 인터넷 지수는 이 기간 약 16% 하락했지만 나스닥 전체 지수는 3.1% 올랐고, 시장 수익률 기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8.2% 급등했다.

이들 성장 기업 주가를 압박하는 연준의 금리인상은 시기와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으로 시장이 기울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이 시작돼 올해 최소 4차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타트업, 저평가에서 고평가로 하루 아침에 운명 갈려


기관투자가들은 기술주에서 가치주로 갈아타는 것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사운드 뷰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선임 파트너 에머슨 햄 3세는 금리인상 가능성 속에서 저평가된 종목들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의를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CM펀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던 칸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성장주를 버리고 경기순환주로 갈아타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았던 터라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기간 스타 대접을 받았던 성장주들은 올들어 폭락세다.

전자서명 소프트웨어 업체 도큐사인은 지난해 9월 3일 사상최고치인 310.05 달러를 찍은 뒤 58% 폭락했다. 다큐사인은 2018년 4월 기업공개(IPO) 뒤 매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트럭 업체 리비안도 애널리스트들의 낙관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172.01 달러를 찍었던 주가는 이후 54% 폭락했다. 리비안은 지난해 3분기 12억3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주식거래 민주화를 내걸고 상장한 무료 온라인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낙폭이 더 크다. 지난해 8월 70.39 달러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이후 78% 폭락했다.

T 로 프라이스의 팀 머레이 시장전략가는 적자를 내는 성장주들에 대한 까다로운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라면서 한 때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이들 업체가 지금은 낮아진 기준선으로 인해 고평가 종목으로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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