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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가격 인상률 22%, 무섭게 오른다…내연차 14%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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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가격 인상률 22%, 무섭게 오른다…내연차 14%에 그쳐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 추이. 사진=CNBC/앨릭스파트너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 추이. 사진=CNBC/앨릭스파트너

미국 시장에 대해 지난 1년간 자동차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기차는 22% 오른 반면에 내연기관차는 14%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지난해 5월부터 올 5월까지 1년간 자동차 가격 추이를 조사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한 대를 사는 데 들어간 돈은 평균 5만4000달러(약 7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22%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최근 1년간 내연차 한 대를 사는데 평균적으로 들어간 돈은 4만4400달러(약 57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느는 데 그쳤다.

◇주요 전기차 업체들 일제히 가격 인상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이 국가 정책으로 적극 장려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의 가격이 단계적인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내연차보다 더 많이 오르는 뜻밖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이 내연차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후발업체인 리비안와 루시드까지 포함해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테슬라, GM, 포드자동차가 이 기간 일제히 전기차 가격을 인상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로 무엇보다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생산원가가 올라간 점을 꼽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설명은 사실에 근거한 것일까.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다만 정책적인 지원 속에서 보급률이 올라가고 있는 전기차의 가격 인상이 이대로 지속될 경우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보급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가 여전히 더 비싼 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아직 멈추지 않고 있음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 그 중에서도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만드는데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의 가격이 급등한 결과 지난 2020년 5월 기준으로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평균 3381달러(약 434만원)였지만 올 5월 기준으로는 8255달러(약 1060만원)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전기차만 관련된 대당 생산원가가 최근 2년간 2000달러(약 257만원)에서 4500달러(약 578만원)선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따라서 “전기차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일이 지속된다면 이들 업체의 향후 출시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출시 시점을 늦추거나 출시를 재검토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출시하는 전기차의 규모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신차 등록건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신차 등록건수가 전기차의 자동차시장 점유율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기차 보급 정도를 가늠하는데는 충분히 참고할만한 지표다.

앨릭스파트너스 보고서는 전기차가 북미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는 2028년까지 28%, 오는 2035년까지 5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재의 비정상적인 전기차 가격 급등세를 전제하지 않은 예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가격 오름세 이어지면 전기차 보급에 차질 우려


투자 전문매체 팀랭크스닷컴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기차 생산단가가 크게 오른 것과 아울러 국제 유가 급등 속에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도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동차 거래 플랫폼 켈리블루북과 오토트레이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전기차와 관련한 정보를 검색한 건수는 지난 1월 이후 7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팀랭크스닷컴은 “전기차 가격이 지금처럼 높은 가격을 이어간다면 전기차 보급률을 위축시키는 결과까지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