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뷰에 510㎡ 공동설계 거점 확보…HBM4 상용화 앞두고 고객 밀착
인디애나 40억달러 패키징 공장과 투트랙 전략…2028년 미국 생산 본격화
인디애나 40억달러 패키징 공장과 투트랙 전략…2028년 미국 생산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톰스하드웨어는 25일(현지시간)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워싱턴주 벨뷰 시내 중심부 시티센터 벨뷰에 약 5,500평방피트(510㎡) 규모 사무 공간을 임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무소 개설은 단순 지역 사무소 확장을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전략 입지를 강화하는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벨뷰는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최대 AI 기업들이 엔지니어링 거점을 둔 곳이다. 엔비디아는 이 지역에 상당 규모 엔지니어링 인력을 배치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킬센터와 MS 애저 반도체·시스템 부서도 인근 레드몬드와 벨뷰에 자리했다.
HBM, 단순 부품 아닌 공동설계 필수 제품
SK하이닉스가 시애틀에 사무소를 연 배경에는 HBM 특성이 자리한다. HBM은 끼워 넣는 부품이 아니라 반도체 설계사와 메모리 공급업체가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고도 맞춤형 제품이다. 시애틀 지역 사무소는 SK하이닉스가 이런 협력 테이블에 직접 참여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아마존은 최근 144기가바이트(GB) HBM3E를 탑재한 트레이니엄3 AI 가속기를 공개하며 적층 메모리 의존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MS와 구글도 자체 AI 가속기 개발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이 모두 반도체 설계사와 메모리 공급업체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한다.
DRAM 매출 1위 탈환…HBM이 판도 바꿔
SK하이닉스는 지난 2년간 경기 변동에 민감한 범용 DRAM 업체에서 AI 인프라 핵심 공급업체로 탈바꿈했다. HBM 분야에서 HBM3 세계 최초 대량생산에 성공했으며, 고객들이 HBM2E에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율과 생산량 면에서 앞서 나갔다.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100, H200 AI 가속기용 HBM 출하 덕분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DRAM 매출 1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HBM이 산업 판도를 바꾸는 핵심 요인임을 입증한 역사적 순간으로 평가한다.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과 양날개 전략
시애틀 사무소 개설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광범위한 미국 사업 확장 전략의 일부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40억 달러(약 5조 7800억 원) 규모 첨단 패키징 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내 첫 제조 투자인 이 시설은 첨단 HBM 패키징과 테스트를 맡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인디애나 프로젝트가 제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시애틀 사무소는 연구개발, 응용 엔지니어링, 고객 협력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제조와 고객 지원을 동시에 강화하는 양면 전략이다.
HBM4 유료샘플 단계…상용 계약 본격화
시애틀 진출은 치열해지는 HBM 시장 경쟁도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막강한 제조 능력과 텍사스 공장과 연계한 첨단 패키징 역량을 바탕으로 강력한 경쟁자로 남았다. 미국 유일 DRAM 제조업체 마이크론도 고급 서버와 자동차 시장을 겨냥하고 자체 HBM4 설계 샘플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엔비디아에 샘플을 제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무료 엔지니어링 샘플 제공에서 유료 HBM4 샘플 제공 단계로 전환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기술이 엔비디아 기본 사양을 충족했으며 상용 계약 논의가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HBM4는 더 높은 적층 수, 더 엄격한 전력 예산, 더 복잡한 열 관리 문제를 수반한다. 증권가에서는 초기 설계 단계에서 승리하면 수년간 공급 관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시애틀 확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 자신이 단순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니라 최대 고객들의 AI 생태계에 깊숙이 뿌리내린 파트너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