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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넷플릭스 헤이스팅스 CEO "리니어TV, 10년내 종말" 주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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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넷플릭스 헤이스팅스 CEO "리니어TV, 10년내 종말" 주장 논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사진=넷플릭스
후발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만 미국 기업 넷플릭스는 2억22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에 빨간등이 커졌다. 넷플릭스 구독자가 지난 2분기 100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OTT 업계의 경쟁사들은 물론이고 OTT에 시청자를 빼앗기지 않으려 분투하는 기존 TV 매체들이 넷플렉스의 구독자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TV 시청자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를 합친 소비자 계층이 이들이 나눠 먹어야 하는 일종의 파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구독자 감소에도 자신만만한 태도를 잃지 않는 모습이다. 넷플릭스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감소 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 이유다. 넷플릭스가 2분기 중 떨어져 나갈 것으로 예상한 구독자는 200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헤이스팅스 CEO가 여유 있는 모습까지 내보이는 배경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가 믿는 구석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여러 해 전부터 밝혀온 그의 신념이기도 하다.

그가 믿는 구석은 전통적인 TV의 시대가 머지 않아 막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그의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헤이스팅스 CEO “앞으로 10년 안에 리니어 TV 사라질 것”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과 질의와 응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리니어 TV는 앞으로 5~10년 안에 확실히 종말을 맞게 될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늦어도 향후 10년 안에 리니어 TV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완전히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리니어 TV란 시청자가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한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영하고 시청자는 이를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형태의 TV를 가리킨다. 전통적인 TV 매체와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리니어 매체의 대표주자다.

OTT는 새로 부상한 매체로 시청자의 간섭을 허용해, 즉 유료 구독자의 입맛에 맞춰 콘텐츠를 탄력적으로 편성한다는 점에서 리니어 매체의 반대 개념에 속한다.

헤이스팅스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IT매체 더버지는 “TV 종말론은 그가 8년 전부터 펼쳐온 주장”이라면서 그 자체가 놀랄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넷플릭스의 ‘TV 종말론’ 근거 있나


미국의 매체별 시청률 추이. 공중파 TV의 시청률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점차 밀리고 있다. 사진=닐슨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매체별 시청률 추이. 공중파 TV의 시청률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점차 밀리고 있다. 사진=닐슨


그렇다면 헤이스팅스의 TV 종말론은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일까. 더버지에 따르면 없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TV를 보는 인구가 감소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TV 시청률 조사기관으로 유명한 닐슨에 따르면 TV 시청자 감소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전세계적으로 TV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TV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특히 공중파 방송과 넷플릭스를 비교해보면 미국인이 TV를 시청하는 시간을 보면 CBS방송, NBC방송, ABC방송, 폭스방송을 비롯한 전국 규모의 지상파 방송을 보는 시간을 합친 것이 여전히 가장 많지만 넷플릭스를 보는데 쓰는 시간과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닐슨이 지난달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중파 TV의 시청률이 22.4%를 차지한 가운데 케이블TV가 35.1%, OTT와 유튜브를 포함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33.7%를 각각 기록했다.

스트리밍 업계만 따지면 넷플릭스가 7.7%로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유튜브가 6.9%로 2위를 차지했고 OTT 후발업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가 2.9%를 기록했다.

그러나 더버지는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중파 방송은 구독자로 가입해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켜기만 하면 하루종일 나오는 것이 지상파 방송이다.

공중파 방송을 논외로 하더라도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슷하게 유료로 운영되는 케이블TV의 비중이 여전히 큰 것도 OTT 업계 입장에서는 쉽게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다.

더버지는 “아직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디지털TV 방송을 위한 표준 규격인 ATSC. 3.0에 기반한 방송 서비스가 미국에서 도입될 예정이라는 점도 공중파 TV의 몰락을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