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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전쟁'에서는 승리?…곡물수출·가스송출 등 주도권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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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전쟁'에서는 승리?…곡물수출·가스송출 등 주도권 잡아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는 잘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는 잘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미국과 서방 주도의 특정 금융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고립되어 왔지만 러시아 경제는 아직 잘 버티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경제적 손실을 부담하고 있지만 화석 에너지 수출을 통해 전쟁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다양한 외교전을 전개해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단일대오를 뒤흔들고 비서구 사회에 대해 러시아 입장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바이든이 실패한 것으로 비판받는 중동외교에 나서 한가지 성과를 얻었다. 이는 바이든과 대조적이다. 테헤란에서 열린 푸틴과 이란 지도자와의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를 통해 푸틴 건강이 크게 문제가 없고 러시아 외교력도 아직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첫 주요 협정으로 흑해 곡물 수출 협상을 승인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를 위한 협정”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협상에 임하면서 파산 위기에 처한 개발도상국과 기근 위기에 처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식량 구호를 가져다 줄 수 있게 되었다.

전쟁 이전에도 기록적인 수준이었던 세계 식량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이번 협상은 이유를 불문하고 도움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터키, 러시아 및 유엔이 협상한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에서 글로벌 곡물 선적을 재개하기 위한 기본 틀을 제시한다. 이 거래는 UN, 터키,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리들로 구성된 ‘통제 센터’를 이스탄불에 설립하여 지정된 해상 안전 통로에서 곡물 수출을 모니터링하고 조정하게 된다.
이 계약은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인 오데사, 체르노모르스크, 유즈니로부터 식품 수출에 적용된다.

러시아 관리들은 이전에 곡물을 운반하는 우크라이나 선박이 군용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다시 밀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귀국 시 러시아 해군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가 입장을 철회하고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는 선박들은 튀르키예(터키)군이 검사할 수 있다.가

4개 참가국은 이르면 지난주에 예비 합의에 도달했지만 푸틴이 이 합의를 승인해야만 실제로 처리되는 것이었다.

푸틴은 이번 주 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나 협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거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 실질적인 합의로는 최초다.

푸틴은 또한, 노드 스트림1의 정비를 마치고 가스를 제한적이나마 유럽으로 다시 송출하는 결정도 내렸다. 유럽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은 이란에 도착해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났다. 테헤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의 성명을 제공했다.

이란 지도자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러시아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전쟁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러시아를 두둔했다.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은 충격이다. 러시아는 가스프롬(Gazprom)을 통해서 이란 생산업체가 전국의 유전 및 가스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와 4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푸틴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에 참석해 시리아 내전을 논의했다. 3자간에 합의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시리아 이슈를 가지고 논의의 틀을 마련해 푸틴이 조율에 나섰다는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푸틴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미지를 남겼다.

이와 같은 상황의 전개를 두고 전문가들은 모스크바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서방 캠페인이 실패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고 말한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EU 회원국들이 가스 사용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미국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위기로 중간선거 결과가 낙관적이지 못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물자 등 지원이 과연 원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비서구 세계의 일부는 중립을 유지하거나 중국과 이란, 인도처럼 러시아의 전쟁 촉발에 대한 비난 자제, 혹은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