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주가 급등…홍콩증시에 '이중상장'

중국 전자상거래 거물인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을 신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가 홍콩증시에서의 이중 상장 절차는 올해 말 이전에 완료할 예정이다.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자사가 홍콩을 주요 상장지로 신청하는 것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며 “이를 통해 광범위하고 다원화한 투자자 기반을 마련해 알리바바의 성장과 미래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날드 완(Ronald Wan) 파트너스 핀테크 홀딩스의 CEO는 “홍콩시장이 알리바바에 제공한 유동성은 미국시장보다 약하다”며 “알리바바는 강구통을 통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할 수 있도록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에서 이중 상장하는 것은 매우 전략적”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뒤 2019년 홍콩증권거래소에서 2차 상장했다. 2차 상장하는 기업들은 강구통에 편입이 안되지만, 이중 상장하는 기업들은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와의 ‘스톡 커넥트 제도’를 신청할 수 있다. 이는 중국 투자자들이 위탁 계좌를 통해 홍콩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하면 알리바바는 강구통에 편입될 수 있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도 알리바바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또 이중 상장한 뒤 알리바바와 미국 주식과 홍콩 상장 보통주는 여전히 교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더 많은 국제 자본을 홍콩으로 유입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과 리샹은 홍콩과 미국에서 이중 상장했고, 강구통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 르네상스 캐피털의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는 기업의 매출과 성장률은 미국 ADR보다 훨씬 낮다. ADR은 미국 증시에서 상장하는 외국 기업의 주식 대리하는 역할인 주식예탁증서다.

홍콩 증시 이중 상장 외에 알리바바는 미국과 중국 규제 당국 간의 화계서류 심사 관련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은 데이터 유출 우려로 중국 기업들에 관련 서류를 해외 규제 당국에 제출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미국 증시에서 상장하는 외국 기업들은 3년 연속 회계심사 등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상장 폐지된다. 얌차이나와 웨이보 등 6개 중국 기업은 상장 폐지 명단에 올랐고, 나머지 중국 기업은 상장 폐지될 위기를 맞고 있다.

로날드 완은 “만약에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되면 알리바바는 중점을 홍콩으로 이전시키고 주식 거래 측면에서 합리적인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홍콩 증시에서 이중 상장하는 것은 알리바바와 그의 투자자들에 좋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한다는 소식으로 알리바바의 홍콩 주가는 장중 한때 6% 이상 급등했고, 한국 시간 오후 3시 5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5.622% 오른 105.2홍콩달러(약 1만7524원)에 거래되고 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