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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바나나 농장에 곰팡이균 '푸사륨' 확산…멸종 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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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바나나 농장에 곰팡이균 '푸사륨' 확산…멸종 위기 우려

글로벌식량난 가중…검역·저항성 품종 개발·백신 접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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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전세계 바나나 농장이 푸사륨(Fusarium)이라는 일종의 곰팡이균 급증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바나나 재배자들은 치명적인 곰팡이 확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작물 중 하나를 위협함에 따라 새로운 멸종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다. 1950년대 곰팡이 균 ‘파나마 질병’이 재발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먹는 바나나는 동남아시아에서 라틴 아메리카에 이르는 열대 지방에서 재배된다.

전 세계적으로 바나나 농장이 파나나병으로 파괴된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파나마병이 다시 한 번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및 그 밖의 지역 경제의 핵심 작물을 말살시킬 위협을 가하고 있다.

베트남의 식물 자원 센터와 벨기에의 메이스식물원(Meise Botanic Garden)을 포함한 기관의 연구원들이 2월에 발표한 과학 논문에 따르면 베트남은 푸사륨(Fusarium)이라는 일종의 곰팡이로 인해 25년 안에 바나나 생산 토지의 최대 71%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사륨은 뿌리를 통해 바나나 식물에 침투하여 정맥을 파괴하여 식물을 시들게 한다. 포자는 수십 년 동안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

논문저자 중 한 명인 스티븐 얀센(Steven Janssen)이 “바나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식량 작물 중 하나”라며 “그리고 푸사륨이 계속해서 확산된다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극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논문에 인용된 별도의 연구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에서 바나나 생산지가 비슷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푸사륨의 위험성은 1950년대에 이 곰팡이가 파나마와 그 주변의 바나나 식물을 황폐화시켰을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파나마 병이라고 불리는 이 전염병은 재배자에게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주고 미셸 품종의 생산을 거의 전멸시킨 후에야 진정되었다.
현재 세계에서 재배되는 바나나 품종은 절반 이상이 푸사륨 시들음에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있는 캐번디시(Cavendish)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변종은 현재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캐번디시 바나나를 공격하고 있다.

TR4(Tropical Race 4)로 불리는 이 균주는 2019년에 콜롬비아와 2021년 페루에서도 발견되어 전 세계 바나나 작물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현대 바나나는 기원전 5000년 전후에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씨 없는 품종의 후손이다. 재배자는 ‘부모’ 식물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절단을 통해 식물을 번식시키므로 개체군이 TR4와 같은 병원체에 의해 멸종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종자가 부족하면 질병 저항성이 더 좋은 새로운 품종을 육종하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억 미터톤 이상의 바나나가 생산되며 큰 감소의 징후는 없다.

식물 병리학을 전문으로 하는 도쿄 농업 기술 대학(TUAT)의 츠토무 아리(Tsutomu Arie) 교수는 “나는 바나나가 멸종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전망했다.

세계 바나나 개체수가 얼마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지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TR4는 업계에서 많은 불안의 원천이다.

곰팡이 변종은 약 20개국에서 보고되었으며, 감염된 식물이나 오염된 토양 또는 식물 재료를 통해서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 확산을 억제하는 유일한 확실한 방법은 검역이다.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인도는 3150만 톤으로 세계 1위 바나나 생산국이며 중국이 1151만 톤으로 그 뒤를 이었고 인도네시아, 브라질, 에콰도르, 필리핀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국내 소비를 위해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출은 중남미에서 이루어진다.

바나나 시장의 경제적 영향은 수백억 달러로 추산되며, 그 중 일부라도 손실을 입는다면 세계 경제가 체감할 것이다.

백신 접종은 츠토무 아리 교수와 여타 전문가들이 TR4를 다루는 전략 중 하나이다. 무해한 다양한 푸사륨 균류를 식물에 접종하면 더 위험한 유형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거나 뿌리에서 멀리 떨어뜨릴 수 있다.

2023 회계연도부터 TUAT가 이끄는 일본 팀은 진단 및 토양 관리를 포함한 대책에 대해 페루의 라몰리나 국립농업대학(La Molina National Agrarian University)을 포함한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다.

호주의 퀸즐랜드공대(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제임스 데일(James Dale) 교수는 그의 팀이 TR4에 강한 바나나 나무를 개발하기 위해 유전자 편집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유전자 변형 바나나의 도입이 엄격하게 규제됨에 따라 2024년 말까지 호주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재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상당한 발전을 의미한다. 데일 교수는 “그것은 TR4에 면역이 있는 야생 바나나에서 우리가 전달한 저항성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곰팡이 질병의 확산을 미뢰(혀의 맛봉우리)를 만족시키기 위해 선택된 바나나를 수십 년 동안 재배하고 생산한 탓이라고 비난한다. 다양성은 식물 질병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백 종의 바나나가 적도의 북쪽과 남쪽 30도에 위치한 소위 ‘바나나 벨트’에서 자란다. 바나나는 식품일 뿐만 아니라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약 5억 명의 사람들이 바나나를 주식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