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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인플레 80% 달하는데 금리는 1%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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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인플레 80% 달하는데 금리는 1% 인하

금리 14%→13%로, 상식과 반대되는 '금리인하 역주행'

터키 리라화와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터키 리라화와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
8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터키(튀르키예) 중앙은행은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1% 인하해 기존 14%에서 13%로 낮췄다.

터키 통화인 리라화는 발표 후 미 달러화 대비 가치가 0.9% 하락했으며 리라 가치도 1달러당 18.1리라까지 하락해 종가 기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신흥시장 전략가인 티모시 애쉬는 이러한 조치를 "또 다른 바보같은 음직임"이라고 정의했다.

티모시 애쉬는 "인플레이션이 80%인데도 터키 중앙은행은 예상과는 다르게 금리를 1%나 인하해 13%로 낮췄다. 어리석은 조치다. 분명히 그들은 러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많은 현금을 받았고 금리 인하에도 리라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 금리를 인하한 것"이라며 터키의 러시아와 중동 국가들과의 밀월 관계를 언급했다.

터키는 유럽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원유가 풍부한 중동과 최근 유럽의 적이라고 정의되고 있는 러시아와 매우 가깝게 지내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터키의 7월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전년 대비 79.6%로 24년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터키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번 터키의 금리인하는 시장 충격으로 다가왔다.

터키 중앙은행은 18일 성명을 통해 "이제 곧 인플레이션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며 터키 국민들에 인내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전통적인 경제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경우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이 떨어진다. 그러나 현 터키 대통령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인플레이션이 줄어든다는 비전통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는 금리를 "모든 악의 어머니"라고 지칭하며 인플레이션을 약화시키기 위해 긴축 정책을 하는 것을 거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특한 정책으로 터키 통화인 리라 가치는 지난 5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터키의 통화 가치는 지난 5년 간 달러 대비 80% 가까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가 터키를 17년간 독재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독립성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난 2년 간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3번 해고돼 4번째 총재가 부임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의 정책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터키는 금리 대신 외환보유액 등을 활용해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번 인하는 제 2의 통화 위기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신흥경제국 담당 제이슨 투베이는 "터키는 현재 경상수지 적자 확대, 큰 단기 대외 부채 그리고 위험할 정도로 낮은 외환보유고로 고통 받고 있다. 만약 터키중앙은행이 앞으로 몇 달 간 추가 금리 인하를 추진할 경우 터키의 자본 통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밝혔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