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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이례적 ‘자체 인도량 전망’ 공개…4분기 실적 부진 우려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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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이례적 ‘자체 인도량 전망’ 공개…4분기 실적 부진 우려 선제 대응

지난해 3월 2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런던 국제 전시·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에브리싱 일렉트릭’ 전시회에 출품된 테슬라 모델3.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3월 2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런던 국제 전시·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에브리싱 일렉트릭’ 전시회에 출품된 테슬라 모델3.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2025년 4분기 차량 인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자체 취합한 시장 전망치를 공개해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월가의 기대치를 사전에 낮추려는 방어적 조치로 해석되는 가운데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량 감소 흐름이 2년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일렉트렉은 이같이 전했다.

테슬라는 전날 투자자 관계(IR) 웹사이트를 통해 2025년 4분기 차량 인도량에 대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공개했다. 테슬라가 이 같은 자료를 일반에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그동안 이 정보는 일부 애널리스트와 주요 투자자에게만 비공개로 제공돼 왔다고 일렉트렉은 보도했다.

테슬라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차량 인도량 중간값은 42만399대로 집계됐다. 평균치는 42만2850대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등이 집계한 월가의 일반적인 전망치인 약 44만대보다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 “기대치 낮추기”…실적 발표 앞둔 포석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더 낮은 전망치를 공개함으로써 시장의 기대 수준을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만약 시장의 비공식 기대치가 44만대 수준일 경우 실제 인도량이 42만5000대에 그치면 주가에 부정적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기준점을 42만대 안팎으로 낮춰두면 같은 수치도 ‘예상 상회’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이르면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 4분기 인도 및 생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전기차 인도량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가 제시한 중간값 기준으로 계산하면 2025년 연간 인도량은 약 164만대로 추정된다. 이는 테슬라가 정점을 찍었던 2023년 181만대, 2024년 179만대에 이어 2년 연속 감소다.

◇ 전기차 성장 기업에 ‘뼈아픈 흐름’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수년간 고성장을 전제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신호라고 지적했다. 2025년 인도량이 164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전년 대비 감소율은 약 8%에 달한다. 이는 2024년의 약 1% 감소보다 훨씬 가파른 하락이다.
4분기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 미국의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가 3분기 말 종료되면서 수요가 앞당겨졌고 테슬라는 3분기에 약 49만7000대를 인도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에 들어 7만5000대 이상이 줄어드는 흐름은 시장의 기대보다 더 가파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 “극히 방어적인 조치”…시장 신뢰 흔들릴까


일렉트렉은 이번 조치를 “테슬라로서는 매우 방어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일렉트렉은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더라도 4분기 인도량이 42만대 수준이라면 테슬라에는 매우 부정적인 결과”라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25년에 약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테슬라만 역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은 분명한 추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테슬라가 한때 연 50% 성장을 전제로 평가받았던 기업이라는 점에서 연속된 판매 감소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현실 인식을 강요하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다만 에너지 저장장치 부문에서는 여전히 높은 성장 전망이 포함돼 있어 모든 사업이 부진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