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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죽음으로 '브랜드가치 100조'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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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죽음으로 '브랜드가치 100조' 잃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 재임기간 동안 막강한 브랜드를 구축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 재임기간 동안 막강한 브랜드를 구축했다. 사진=로이터
영국과 14개의 영연방 국가에 70년간 군주로 군림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망했다. 그러나 여왕의 죽음은 단순히 여왕의 죽음이 아니었다. 여왕은 100조원대의 브랜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영국 왕실의 얼굴이자 중심이었으며 영국 여왕의 죽음은 영국 왕실이라는 브랜드의 얼굴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지난 70년 동안 여왕은 전 세계에 영국의 이미지를 정의하고 홍보했다. 영국 왕실의 상징인 왕관, 왕실 문양 등은 영국의 강력한 브랜드 상품이었고 영국은 이런 왕실과 자국의 이미지를 결합해 막대한 이익을 봤다.

영국 왕실은 또 약 800개의 브랜드에 ‘왕실 보증(Queen Royal warrant)’이라는 보증서를 발급함으로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빌려줬다. 왕실 보증을 받은 브랜드는 고급이며 전통이 있고 퀄리티가 믿을만 하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왕실 보증이 해당 브랜드에 약 10%의 매출 상승 효과를 가졌다고 말했다.

브랜드 평가 컨설팅 기업 브랜드 파이낸스는 2017년 영국 왕실의 브랜드 가치가 675억파운드(약 108조원)에 달한다고 조사했다. 왕실의 브랜드 가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세계 글로벌 브랜드들과 비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 왕실'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2017년에 구글, 애플, 아마존에 이은 세계 4위로 꼽혔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영국 납세자들은 영국 왕실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평균 약 5억파운드(약 8000억원)를 지불하고 왕실 브랜드는 매년 영국 경제에 25억파운드(약 4조원) 기여한다고 추정했다.

2012년 여왕이 즉위 60주년을 맞았을 때 외신은 왕실과 별개로 여왕만의 브랜드가치가 180억파운드(약 28조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왕실이 영국 관광 주도하다


여왕과 영국 왕실은 영국의 관광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7년 조사에서 영국 왕실은 버킹엄 궁전이나 런던 타워와 같은 광광지를 제공하고 왕실 관련 행사를 열어 영국의 관광산업에 연간 약 5억5000만파운드(약 8751억원)을 기여했다.

영국에서 트래블레이디라는 여행사를 운형하고 있는 레슬리 키터는 왕실이 관광객을 끌여들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고객이 대부분 열렬한 역사 애호가라면서 "여왕의 별세로 버킹엄 궁전을 방문하는 순례객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왕실의 브랜드는 유지될 수 있을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망 이후 그의 아들인 찰스 3세는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찰스3세는 다이애나 비와의 이혼과 현 아내인 카밀라와의 불륜 등의 사건으로 그 아들 윌리엄 왕세손(40)보다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

외국 언론은 여왕의 죽음 이후 군주제의 존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여럿 보도되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벌써 영연방에서 탈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또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오염 등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해 온 찰스 3세가 정치적인 중립의 훼손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었다.

천년이 넘는 영국 왕실이라는 브랜드가 유지되려면 소비자와 기타 이해 관계자가 믿는 브랜드 가치가 필요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왕위에 오를때 자신의 일생을 '우리가 모두 속한' 왕실 가족에게 바치고 봉사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그녀는 일생 동안 국가에 봉사함으로서 그 약속을 지켰으며 영국에 '영국 왕실'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다.

왕위를 이은 찰스 3세가 이 혼란하고 어려운 시기에 영국 왕실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