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5개 가전제품업체, 6월말 현재 재고 140억 달러…3년새 두 배로 증가

공유
0

중국 5개 가전제품업체, 6월말 현재 재고 140억 달러…3년새 두 배로 증가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의 냉장고.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의 냉장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소비 위축으로 중국 가전업체들의 재고가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시나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손익계산서를 조사한 결과 5개 제조업 그룹의 총 재고는 6월 말 현재 980억 위안(14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5% 급증해 3년 동안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증가가 수익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에어컨을 만드는 그리 일렉트릭 어플라이언스(Gree Electric Appliances)의 경우 재고가 28% 급증했음에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리, 가전업체 미데아, 냉장고 제조업체 하이얼, TV 공급업체 TCL 일렉트로닉스, 하이센스 그룹 2개사에 대한 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소매 측면에서도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빅2에서 고메 리테일(Gome Retail)은 상반기에 재고 회전 기간이 81일로 3년 전보다 50% 길어졌다. 그리고 쑤닝(Suning)의 2021년 50일 회전 기간은 2020년보다 25% 더 길어진 수치다.

중국의 가전 시장은 열광적인 소비 지출에 힘입어 2010년 무렵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쟁탈전은 과잉 생산 능력으로 이어졌다. 경제 상황이 좋은 한 제조업체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재고를 정리할 수 있었다.

제품 할인에 제 몫을 한 유통업체들은 할인된 도매가로 신제품을 보상받았다. 그러나 이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올뷰클라우드(All View Cloud)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가전제품 소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3389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러한 판매량은 부동산업 단속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그리고 상하이와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봉쇄는 소비 지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 재고 문제에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
궈메이데 올뷰 클라우드 사장은 "인구 증가와 경제 확장이라는 중국 가전 시장이 가졌던 보너스를 모두 소진했다"고 말했다. 이제 출생률이 감소함에 따라, 그 해당 산업은 점점 더 위축될 전망에 직면해 있다.

시장 변화는 산업 성장의 핵심이었던 제조업과 소매업 사이의 관계를 꾸준히 붕괴시키고 있다.

지난 8월 말 중국 언론은 허베이성 도매상 쉬 즈파(Xu Zifa)가 더 이상 그리(Gree)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허베이성 가전 소매업계의 거물로 알려진 쉬 회장은 한때 그리에서 임원이었다. 지금까지도 쉬 회장은 여전히 그리의 주요 유통 그룹 중 하나와 간접적인 자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6월,그리는 쉬가 그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쉬측과 그리측 사이에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봤다.

미데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내부 직원을 인용한 한 5월 베이징 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데아는 계약된 유통업체의 30%와 결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Midea는 투자자들에게 판매 영업망의 전환점에 도달했으며 온라인 채널 외의 영업망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메는 지난 4월 판매전략 협의가 결렬된 뒤 자사 직원과 미데아가 '물리적 언쟁'을 벌였다고 폭로한 바 있다. 고메는 중간급 가전업체와 금전적 문제에 연루된 사실도 드러났다. 당장 생산자와 실제 매장 간의 관계가 냉각됐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전제품 제조업체들은 온라인 판매량을 상향 조정되었으며, 그로 인해 유통업자들은 그들의 몫을 잃어가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한쪽에서는 재고 리스크를 떠안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객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들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가전제품이 주류로 자리 잡았을 때 제조업체는 주로 자신들이 장악한 판매망을 통해 팔고 유통업체들이 보조 역할을 했다.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2010년대부터는 제조업체는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유통업체에 더 많이 의존하기 시작했다.

그 시기는 징둥닷컴과 같은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부상과 일치했다. 가전제품 제조업체들은 대형 전자 소매업체와 직접 거래하기 시작했다.

한편, 유통업체와 실제 소매업체는 판매 영업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에 책임이 있는 제조업체에 대해 점점 더 불신감을 갖게 되었다. 거기에 시장의 둔화가 마지막 결정타가 되고 있다.

시장의 여파 속도에 따라 주요 가전업체들은 운영, 직원 및 유통 계약을 해지해야 할 수도 있다. 초과재고와 관련된 손상 차손은 수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