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로 간주되고 있는 그레그 에이블이 버크셔 지분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계 구도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의 대규모 버크셔 지분 매입은 버크셔 지배체제의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분, 6800만달러어치 매입
CNBC는 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인용해 버크셔의 비보험 부문 담당 부회장인 에이블이 지난달 29일 버크셔 지분을 대규모로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에이블은 버크셔 보통주(A주)를 주당 40만5000~40만8000달러에 매입했다.
지난 3월 기록한 버크셔 사상최고가 54만4389달러에 비해 약 25% 낮은 수준에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매입 규모는 6800만달러에 이른다.
주가를 감안하면 그가 사들인 주식 수는 166~167주 수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미해 보이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엄청나다.
그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한 지분 보유현황에 따르면 당시 그는 A주 5주, B주 2363주 등 모두 300만달러에도 못미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환점
CFRA 리서치의 버크셔 담당 애널리스트 캐시 시퍼트는 에이블이 지분을 대규모로 매수했다는 사실은 그가 이제 버크셔 내에서 역할이 더 커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퍼트는 버크셔가 에이블의 후계 구도 강화에 관해 어떤 새로운 발표도 하지 않고 있지만 에이블의 대규모 지분 매입은 그 후계 구도에 전환점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에이블의 역할 확대에 대해 버크셔가 명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지분을 큰 폭으로 확대했다는 것은 회사 경영에 대한 더 많은 책임이 뒤따른다는 뜻으로 그의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더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계 구도 확실해져
에이블은 버핏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그를 후계자로 내심 지목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수년 동안 에이블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해진 가운데 버핏과 멍거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그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를 계기로 에이블은 확실한 후계자로 자리 매김했다.
그러나 버크셔의 에너지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에이블은 지분 구조로만 보면 그저 고용 경영자에 지나지 않았다.
버크셔 보통주를 단 5주만 소유하고 있었다.
회사 경영에 따른 과실을 주식으로 보상받기 어려운 구조다.
실적에 따른 보너스를 받는 것이 고작으로 올해 에이블은 약 9500만달러 보너스를 받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대규모로 지분을 매입함에 따라 그는 버크셔 경영성과를 주식으로도 보상받게 됐다.
에드워드 존스의 버크셔 담당 애널리스트 제임스 섀너핸은 에이블이 버크셔와 버크셔 주주들에게 자신이 오랫 동안 책무를 다할 것임을 이번 주식 매입으로 다짐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에이블은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보유지분 1%를 8억7000만달러에 매각해 모기업인 버크셔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마련에 들어갔음을 예고한 바 있다.
에이블은 2014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로 이름을 바꾼 미드 아메리칸 에너지에서 2008년부터 CEO로 일하고 있다. 미드 아메리칸은 1999년 버크셔에 인수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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