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드만삭스는 지난 달 홍콩 집값이 2021년 말 가격 기준 올해 15%, 내년 15% 하락해 총 3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24년까지 홍콩 집값이 2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번 발표에서 낙폭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 집값은 10월 30일에 이미 전주 대비 2%가까이 하락했다.
홍콩 부동산이 급락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이다. 홍콩은 자국 통화의 환율을 기축통화인 달러에 고정시키는 페그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 홍콩은 환율을 달러당 7.75∼7.85홍콩달러로 고정시키고 있다.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홍콩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자본 이탈로 경제 체력이 하락한 가운데서도 어쩔 수 없이 미국을 따라 금리인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금리인상으로 은행 간 대출금리인 리보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있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홍콩은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6월 기준 홍콩 평균 주택 가격은 한화 14억원에 달했다. 홍콩 부동산은 저금리 세계에서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였다. 홍콩 부동산 가격은 2003년 저점에서 지난해 고점까지 50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중국 영향력 확대로 인한 거주민들의 이탈이 급증하면서 홍콩의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홍콩의 신규 주택 완공은 연간 완공률의 5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홍콩의 미분양 신규 저택 수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의 주택 시장에는 1만5000개의 매물이 남아 있다. 이렇듯 증가하는 주택 매물은 홍콩의 경기침체 상황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미들랜드 부동산의 통계에 따르면 홍콩의 9월 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홍콩 뿐만이 아니다. 한국도 급격히 상승하는 금리로 부동산, 특히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40%이상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10~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하락 전망 비중이 40%대에 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급매물이 속출하며 집값 하락폭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질 수 있다"며 "집값이 평균 10% 하락하면 깡통 전세가 속출하면서 경제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