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중간선거 이후 글로벌 경제 긴급 진단-5] 공화당 반대로 우크라 경제·군사 지원 지연되나

공유
1

[美 중간선거 이후 글로벌 경제 긴급 진단-5] 공화당 반대로 우크라 경제·군사 지원 지연되나

매카시 공화 대표 "더는 백지 수표 줄수 없다"공언…美 경기 침체시 추가 지원 난항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중간 선거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군사 지원을 계속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간신히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은 이런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해도 민주당과의 의석수가 거의 비슷하다. 더욱이 상원은 여전히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대외 정책을 놓고 파열음이 커질 수 있으나 미국의 실질적인 대외 정책에는 큰 변화가 오지 않을 수 있다.
공화당이 간신히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상태에서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장악력이 떨어진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 선거에서 자신이 밀었던 주요 후보들이 낙선함에따라 그의 영향력이 퇴조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이 앞으로 일사불란하게 정부와 여당에 맞서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극우 성향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NYT가 강조했다. 특히 이들이 바이든 정부 견제 목적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에 반대하면서 관련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하원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도 이미 선거 전부터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를 줄 수는 없다”고 공언했었다.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시를 탈환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막후에서 종전 협상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미묘한 시점에 미국 의회 권력의 지형이 바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시스템이나 수백㎞ 떨어진 후방 사령부를 타격할 수 있는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등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미국은 에이태금스가 러시아 영토 안에 있는 목표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일단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보았으나 서방의 방공망을 비롯한 무기 지원으로 예봉을 피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에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55기 중 45기가 요격됐고,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이나 드론 격추 성공률이 80%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이 자국산 방공 무기체계인 IRIS-T 1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고 추가로 3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도 첨단 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 2기를 전달한 데 이어 6기를 더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하원이 공화당의 손에 넘어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를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NBC 뉴스는 11닝 “공화당 내부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 NBC는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필요한 패키지를 마련해 의회의 승인을 얻을 때 그 과정이 지연되거나 의회의 강력한 감독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내년에 경기 침체에 빠지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차단하려는 공화당이 미국 일반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을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토퍼 터틀 미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2월 미 의회에서 660억 달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한 표결 당시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의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졌으나 올해 5월 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안에는 민주당 하원 의원의 4분의 1, 공화당 상원 의원의 5분의 1가량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우크라이나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태도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을 수행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12일 프놈펜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회담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어떤 협상이든 그 시기와 내용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전날 캄보디아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거나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