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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트코인도 금처럼 헤지수단 가능"…하버드대 논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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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트코인도 금처럼 헤지수단 가능"…하버드대 논문 화제

매튜 페란티가 최근 펴낸 연구논문. 사진=하버드대
매튜 페란티가 최근 펴낸 연구논문. 사진=하버드대
미국 하버드대의 경제학 박사후보생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외에 비트코인을 각국 중앙은행이 ‘헤지수단’으로 사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글로벌 금융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같은 주장을 내놓은 인물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매튜 페란티로 최근 발표한 ‘경제제재 리스크의 회피수단으로 중앙은행들이 가상화폐를 보유하는 문제’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중앙은행의 헤지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변동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안전자산으로 각국 중앙은행 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비트코인도 금과 비슷한 헤지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특히 실증적인 근거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자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이 고강도 경제 제재에 나섰음에도 아직 버틸 수 있는 이유도 러시아의 금 보유고가 미국과 독일 등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금과 아울러 비트코인도 안전자산으로 활용할 여지 있어”


대표적으로 안전한 실물자산으로 통하는 금이 대표적인 헤지 수단으로도 불리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기 변동성이나 지정학적 위기 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권의 경제제재 조치로 불똥이 튄 나라의 중앙은행이 처할 수 있는 위기에 대해 비트코인을 헤지수단으로 보유하게 되면 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논문에서 “경제재제로 인한 리스크는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을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중앙은행 보유자산의 다변화를 부채질하고 가상화폐와 금의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바꿔 말하면 금과 아울러 비트코인도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설 때가 됐다는 얘기다.

페란티는 러시아 외에 엘살바도르의 가상화폐 정책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증적인 근거로 들었다.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이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배경에는 비트코인을 금에 이은 헤지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측면이 있다는 것.

그는 “특히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거나 이미 받고 있는 나라의 경우 안전자산인 금 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이 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비트코인을 대안으로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해볼만하다”고 주장했다.

안전자산의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해볼만 하다는 것.

◇로고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수제자


폴리티코는 그의 주장은 관련 학계와 관련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단계에 있다면서도 실물 금융계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이름을 날렸고 현재 하버드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로 있는 케네스 로고프의 수제자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는 것. 로고프 교수의 조언을 거쳐 나온 주장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금과 아울러 안전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을 바라보려는 시각은 비트코인이 지닌 ‘보호예수’ 기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존의 금융자산과 비교할 때 비트코인의 자체적인 보호예수 기능이 월등히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 보호예수 측면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과 경쟁하는데 있어 비트코인의 경쟁우위가 있다는 얘기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디지털자산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금과 나란히 놓고 보는 시각은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특히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도가 커졌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기관투자자들이 보호예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각종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규제당국의 요건을 준수하는데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