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외식업계 vs 식료품 체인점 '한판' 붙었다

공유
0

美 외식업계 vs 식료품 체인점 '한판' 붙었다

초인플레로 식품 가격 상승에 소비자 지갑 열기 치열한 경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소재 식료품 잡화점 체인 크로거 본사 건물에 설치된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소재 식료품 잡화점 체인 크로거 본사 건물에 설치된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초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에 대비해 소비자들이 식료품 소비지출을 줄이자 외식업계와 슈퍼마켓은 미국인들의 식탁을 두고 경쟁을 강화하고 나섰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식당 등 외식업계들은 메뉴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가격인상조치를 홍보하고 있다. 슈퍼마켓들은 저렴한 생활용품을 더 많이 쌓아 놓고 매주 외식 횟수를 고민하는 쇼핑객들을 겨냥해 준비된 식품 등 특별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정식은 외식보다 저렴하며, 일반적인 식당 식사는 식료품을 활용해 만든 식사보다 3.4배의 비용이 더 든다. 올해 들어 식료품, 연료 및 기타 필수품의 가격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식료품점 진열대의 가격표가 식당 메뉴의 가격표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

식당 운영자들은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위해 그 변화를 강조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햄버거 체인점인 웬디스에서 토드 페네고 최고경영자(CEO)는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에서 미국 식품 소비 지출을 예의 주시하며, 5달러짜리 '빅지 백' 묶음과 4개 품목에 4달러짜리 옵션을 가지고 웬디즈를 찾는 고객들을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식료품점들은 미국인들이 더 많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야 했던 코로나 팬데믹 동안 외식업계보다 더 유리한 점이 있었고, 슈퍼마켓들은 미국 경제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소비자들의 평소 습관 유지를 목표로 한다. 약 15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뉴욕에 본사를 둔 탑스마켓은 더 많은 디지털 쿠폰을 발행하여 쇼핑객들이 돈을 아낄 수 있도록 연료 보상 쿠폰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이 체인에서 상품 감독을 하는 크리스틴 핸슨이 말했다.

그녀는 "소비자들이 저녁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 며 톱스 마켓의 쇼핑객들은 일반적으로 매주 3번 외식을 하는 것에 비해 요즘 매주 한 두번 외식을 하거나 테이크아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식료품점들이 더 큰 가격 인상을 기록했지만, 외식업계와 슈퍼마켓 모두 올해 가격을 인상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은 10월에 연간 기준 12.4% 상승했는데, 이는 슈퍼마켓에서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또한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식당 가격이 8.6% 올랐다고 밝혔다. 음식점과 식료품점 사이의 가격 인상 격차가 7월과 8월에 정점을 찍었지만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 연방 데이터의 분석에 의해 드러난다.
식당들의 가격 인상이 손님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소비자 조사 결과 나타났다. 업계 컨설팅 회사인 레버뉴 매니지먼트 솔루션( Revenue Management Solutions)은 미국인 7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올해 외식비에 더 많은 지출을 했다고 답했으며, 70%는 메뉴 가격 인상을 이유로 식당이 비용 대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휴스턴에 거주하는 은퇴생활자 헬렌 스탠리는 자신과 남편이 80% 정도 집에서 요리를 하고 일주일에 몇 번 외식을 한다며 높아진 외식비 때문에 고급 식사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점들은 빵과 시리얼 등 필수 소비재 가격을 낮게 유지하면서 외식에 대한 저렴한 대안으로 준비된 음식을 홍보하고 있다. 임원들은 소비자들이 일상용품을 매장 브랜드로 계속해서 더 많이 사고 있고 일부 소비자들은 해산물과 같은 고가 식자재는 덜 사고 있다고 말한다.

식품 유통업체이자 소매업체인 스파르탄 내시(SpartanNash Co)의 토니 사삼 최고경영자는 패밀리 페어와 마틴의 슈퍼마켓 체인점 운영자가 편의성과 탐닉을 추구하는 쇼핑객들을 위해 준비된 베이커리와 델리 아이템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로그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카힐레인은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외식비와 기타 재량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식품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얼 한 그릇은 여전히 집에서 만드는 데 1달러 미만이라고 그는 말했다.

일부 외식 컨설턴트들은 체인 사업자들에게 가격 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고객들이 한계점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레스토랑 분석 회사인 블랙박스 인텔리전스는 10월까지 지난 8개월 동안 유사한 레스토랑의 연간 실적 증가율이 감소하면서 레스토랑 방문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식업계 컨설턴트들은 이달 초 업계 회의에서 식당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손님들을 계속 오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식사 손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금융 및 개발 회의에서 레스토랑 컨설턴트이자 업계 임원인 프레드 르프랑(Fred LeFranc)은 "가격 인상과 방문객 감소는 죽음의 문턱에 왔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주요 외식업체들은 인건비, 식품비, 재료비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내년에도 가격 인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이달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그들은 또한 더 싼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판촉 광고를 하고 있다고 체인 경영진들은 말했다.

예를 들어, 파파 존스는 9월부터 고객이 최소 2개를 구매할 때 메뉴 당 각각 6.99달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체인은 일반적으로 전국적으로 할인 광고는 하지 않았으며, 이번 달 투자자들에게 이 프로모션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버거킹 오너인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은 식료품점과 다른 경쟁업체들의 가격 대비 가격이 어떻게 상승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호세 실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다. 버거킹은 새로운 치킨 샌드위치와 함께 7달러짜리 식사를 홍보하고 있고, 또 다른 타점 체인인 포피예스 루이지애나 키친은 불필요한 지출을 피하는 손님을 끌기 위해 6달러짜리 프라이드 치킨과 사이드, 비스킷 메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임원들이 말했다.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는 어려운 시기에도 낮아지지 않는다"라고 호세 실 CEO는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