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육아는 장비발’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육아의 부담을 덜어주는 최첨단 육아용품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바운서(자동 흔들 요람)는 아기가 혼자 놀거나 쉽게 잠들 수 있도록 도와줘 ‘육아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신생아 바운서는 보통 50~100일 사이에 사용하며, 사용할 수 있는 시기가 짧기 때문에 대여업체를 이용하거나 중고 구매, 해외 직구를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피셔프라이스의 바운서는 가볍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국에서 '국민 바운서'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그러나 미국에서 30도 기울어져 있는 피셔프라이스 바운서 제품을 이용하던 약 100여 명의 아기가 질식 등으로 사망하면서 기울어진 바운서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따르면, 피셔프라이스는 2019년 첫 번째 리콜 이후 또다시 아기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록앤플레이 슬리퍼에 대해 두 번째 리콜을 실시했다. 2019년 4월 최초 리콜 이후 최소 8명을 포함한 70여 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비자 전문 매체인 컨슈머리포트는 첫 리콜이 시작되기 전 2011년에서 2018년 사이에 약 30명의 아기가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록앤플레이 바운서 사망 사고 대부분의 경우는 아기가 몸을 돌리다가 천에 감겨 질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록앤플레이와 같이 기울어진 바운서뿐만 아니라 다른 바운서를 사용하더라도 아기가 스스로 몸을 뒤집을 수 있는 시기에는 떨어질 위험이 있어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피셔프라이스는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2019년 4월 록앤플레이 슬리퍼 470만 개를 모두 회수했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록앤플레이는 2009년 9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월마트, 아마존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매장에서 판매됐다. 리콜 대상인 피셔프라이스 록앤플레이 슬리퍼를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CPSC는 지난 6월에 아기가 질식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울어진 바운서 사용에 대해 경고했으며, 바운서 표면 각도가 10도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발표했다. CPSC는 또한 아기에게 가장 좋은 수면 방법은 아기 침대와 같은 견고하고 평평한 표면에 반듯이 눕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개나 담요를 사용하지 않고 침대 시트만 있으면 충분하다.
리콜을 통해 기울어진 바운서의 판매를 효과적으로 막긴 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 소비자 권익단체(U.S. 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가 2019년 첫 리콜 이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3개 주의 376곳 탁아소 중 10분의 1에서는 여전히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