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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감기약으로 아동 300명 사망…WHO 아동 보호 위해 긴급조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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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감기약으로 아동 300명 사망…WHO 아동 보호 위해 긴급조치 촉구

오염된 시럽형 감기약을 복용한 5세 미만의 어린이 300명이 급성 신장 손상으로 사망하자 WHO는 194개국에 긴급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염된 시럽형 감기약을 복용한 5세 미만의 어린이 300명이 급성 신장 손상으로 사망하자 WHO는 194개국에 긴급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로이터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시럽형 감기약과 관련된 일련의 어린이 사망 사건으로 194개국 회원국에 오염된 약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오염된 시럽형 감기약을 생산한 제조업체와 300명 이상의 어린이 사망 사건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오염된 감기약 복용으로 인한 어린이의 사망은 지난 2022년 7월 감비아에서 시작됐다. WHO는 성명을 통해 감비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300명 이상의 5세 미만 어린이가 오염된 의약품과 관련된 급성 신장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WHO는 필리핀, 동티모르, 세네갈, 캄보디아에서도 같은 오염된 감기약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WHO는 오염된 시럽형 감기약 판매가 단일 사건이 아님을 고려해 의료공급망에 참여하는 주요 이해당사자들에게 긴급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2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HO는 의약품에 함유된 독소가 '허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WHO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6개 제조업체가 최근 사망 사고와 관련된 의약품에 사용한 특정 원료 정보와 그 회사들이 동일한 공급업체로부터 원료를 입수했는지에 대해 추가 정보를 찾고 있다.

WHO는 이번 사망 사건이 어린이들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적인 질병으로 복용 가능한 시럽형 감기약과 관련이 있으며, 디에틸렌글리콜 또는 에틸렌글리콜이라는 독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에틸렌글리콜, 에틸렌글리콜과 같은 물질은 복통, 구토, 설사, 배뇨기관 장애, 정신질환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급성 신장 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WHO는 “이러한 오염물질은 산업용 용제와 부동액으로 사용되는 유독성 화학물질로 소량만 복용해도 치명적일 수 있어 의약품에서는 절대로 발견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 전문가들은 시럽형 감기약이 아이들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지, 언제 필요한지에 대한 증거를 조사하고 있다. 일부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WHO는 전 세계적으로 가족들에게 어린이를 위한 시럽형 감기약 사용을 재평가하도록 권고 전환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WHO는 오염된 감기약을 생산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6개 제약회사를 확인했다. 이 제조업체들은 조사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거나 사망의 원인이 된 오염물질 사용을 부인했다. WHO 대변인 마거릿 해리스는 "예방 가능한 것으로 인해 어린이가 더 이상 사망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WHO는 이미 지난 10월과 이달 초에 인도의 메이든 제약회사(Maiden Pharmaceuticals)와 마리온 바이오테크(Marion Biotech)가 만든 시럽형 감기약에 대한 구체적인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감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어린이 사망 사건과 인도 제약회사에서 만든 감기약이 연관되어 있으며, 즉시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메이든과 마리온의 제조 공장은 현재 모두 폐쇄되었다. 메이든은 지난 12월 인도 정부가 테스트한 결과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져 현재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WHO는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마약 규제 당국과 협력해 인도네시아산 시럽형 감기약에 대해 경보를 발령했다. 제조사는 PT 야린도 파마타마(PT Yarindo Farmatama), PT 유니버설제약(PT Universal Pharmaceutical), PT 코니멕스(PT Konimex), PT 아피파마(PT AFI Farma) 등이다.

PT 유니버설 제약산업의 변호사는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감기약을 시장에서 회수했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공급자를 추적하면 그들이 진짜 범죄자"라고 덧붙였다. PT 유니버설제약회사는 공급자들이 원료 서류를 위조해 제약회사에 대해서까지 원료를 위조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공급자를 특정하거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제조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위반 사항을 조사하는 국가를 지원하지만, 위반자에 대해 직접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나 집행 권한은 없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