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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임금상승률 여전히 높다"…연준, 매파 유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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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임금상승률 여전히 높다"…연준, 매파 유지 최대 변수

지난해 말 기준 임금상승률 7.4%로 물가상승률 7.1%보다 높아

미국에서 지난해에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HRD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지난해에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HRD
미국에서 임금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어 이것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노동 시장과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노동 시장이 꺾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연준은 특히 일자리 감소보다는 임금 상승 둔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물가 사태 속에서도 임금이 계속 오르면 주머니 사정이 좋은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지 않아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그러나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준의 기대치보다 여전히 높다. 기업은 인건비가 오르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약 1%가량 높다. 미국의 지난해 6월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9.1%까지 올랐다가 12월에 6.5%로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 젊은 층, 저소득층 노동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든 미국 노동자의 주간 임금 중간값은 1년 사이에 7.4%가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1%가 올랐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0.3%포인트 높았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흑인의 연간 임금 상승률은 11.3%로 전체 평균치 7.4%보다 높았다. 젊은 연령층(16~24세)의 임금 상승률은 10%를 넘었다. 또 소득 계층을 10개로 나눴을 때 최하위 소득층의 임금 상승률이 10%가 넘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탄탄했던 미국의 노동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 신문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올해에는 고용이 감소하고, 임금도 크게 오르지 않으리라고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고졸 이하의 저학력 노동자보다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임금 상승률이 더 올라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학력자의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2분기에 11.1%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당시 고학력자 임금 상승률은 7.6%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 저학력자의 임금 상승률이 3.7%로 급락했고, 고학력자 임금은 5.5%가 올랐다.

미국에서 인종 간 임금 격차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정규 노동자를 기준으로 할 때 아시아인의 주간 임금 중간치가 1496달러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백인 1111달러, 흑인 896달러, 히스패닉 837달러 등의 순이다.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주간 소득이 남성은 1176달러, 여성은 975달러로 집계됐다.
연령층을 기준으로 보면 젊은 층이 저임금으로 일을 시작하기에 임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령층일수록 임금 상승률이 낮게 나타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