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그러나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준의 기대치보다 여전히 높다. 기업은 인건비가 오르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지난해에는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 젊은 층, 저소득층 노동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든 미국 노동자의 주간 임금 중간값은 1년 사이에 7.4%가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1%가 올랐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0.3%포인트 높았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흑인의 연간 임금 상승률은 11.3%로 전체 평균치 7.4%보다 높았다. 젊은 연령층(16~24세)의 임금 상승률은 10%를 넘었다. 또 소득 계층을 10개로 나눴을 때 최하위 소득층의 임금 상승률이 10%가 넘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탄탄했던 미국의 노동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 신문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올해에는 고용이 감소하고, 임금도 크게 오르지 않으리라고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고졸 이하의 저학력 노동자보다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임금 상승률이 더 올라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학력자의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2분기에 11.1%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당시 고학력자 임금 상승률은 7.6%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 저학력자의 임금 상승률이 3.7%로 급락했고, 고학력자 임금은 5.5%가 올랐다.
미국에서 인종 간 임금 격차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정규 노동자를 기준으로 할 때 아시아인의 주간 임금 중간치가 1496달러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백인 1111달러, 흑인 896달러, 히스패닉 837달러 등의 순이다.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주간 소득이 남성은 1176달러, 여성은 975달러로 집계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