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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신용거래대출’ 위험성 경고하고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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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신용거래대출’ 위험성 경고하고 나선 이유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2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2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역대급 인플레이션발 경기 침체가 닥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용대출을 통해 트위터를 인수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는데 쓴 돈은 총 440억달러(약 54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130억달러(약 16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미국 월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일으켜 조달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4월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부터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는 트위터를 이 가격에 인수하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인수를 강행했고 결국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인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거액을 금융기관들로부터 빌린 것은 애초부터 무리한 방식이었음이 사실상 드러나고 있다. 트위터 인수자금으로 빌린 돈 때문에 발생한 이자

회사 인수 과정에서 떠안은 부채 125억달러(약 15조4000억원)의 이자를 최근에서야 처음으로 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가 낸 이자는 3억달러(약 3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좀처럼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머스크가 신용대출에 의지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듯한 입장을 피력했다고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가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자신의 과오를 다른 사람들도 저지르지 말 것을 권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하락장에서는 신용거래 대출을 일으키지 말라는 것.

◇머스크 옥죄는 신용대출 이자 부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떠안은 빚은 상당액을 그의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일으킨 신용거래 대출이다.

담보를 활용해 필요한 자금을 당겨 쓰는데는 좋은 방법이지만 신용거래 대출의 가장 큰 문제는 담보 가치가 하락할 담보를 보강해야 하는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머스크의 경우 지난해 10월 머스크에 대한 인수 작업을 완료했을 당시 테슬라 주가는 200달러(약 24만6000원)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해 5월 300달러(약 36만9000원)를 넘었던 주가가 트위터 인수 뒤부터 급락했던 것. 이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 주가는 그 이후에도 줄곧 내려앉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0달러(약 14만7000원) 선까지 폭락했다.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테슬라 주가가 무너지면서 머스크가 대출 기관들에 담보로 맡긴 테슬라 주식의 가치는 적어도 38%, 많으면 6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더스트리트는 전했다. 기왕에 맡긴 담보의 가치가 크게 줄면서 머스크 입장에서는 추가로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더스트리트는 지적했다.

◇머스크가 뒤늦게 신용대출 후회하는듯


머스크가 2일 올린 트윗에서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신용대출을 일으키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나선 것도 이와 결코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더스트리트는 보도했다.

사실은 머스크가 신용대출 문제를 처음 거론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초에서 비슷한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이번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테슬라 같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를 등에 업고 트위터 인수에 나선 세계 정상급 부호마저도 경기 침체설이 돌고 있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신용대출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일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더스트리트는 지적했다.

여기에다 아마도 어렵사리 막대한 규모의 첫 이자를 내면서 새롭게 느낀 바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머스크가 애초에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신용대출을 일으킨 것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머스크가 신용대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자 많은 트위터 팔로워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한 팔로워는 “경기가 불안할 때뿐 아니라 언제나 신용대출은 위험한 방법”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팔로워는 “신용대출은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은 것이 상책”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