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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삼성·SK의 중국 내 생산 반도체 수준 한도 설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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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삼성·SK의 중국 내 생산 반도체 수준 한도 설정 예고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차관 밝혀…한국 관련 기업들과 대화 계속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 안보 담당 차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23일(현지 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 경제 안보 포럼에서 삼성과 SK에 대한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취할 조처에 대해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기업들이 어떤 '단'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그 범위의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우리가 한국 기업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우리를 위협하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우리 동맹기업들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수출통제를 이행하는 데 있어 한국 충실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한국과 첨단 기술 수출통제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이날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 2022’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이어 다음 주에 미국과 외국 반도체 기업이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527억 달러(약 66조5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신청 요건과 신청서 작성 방법 및 지급 일정 등을 공개한다.

특히 이 법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세액 공제나 보조금을 지원받는 미국과 외국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에 첨단 반도체 시설을 짓거나 추가로 투자하지 못하도록 한 ‘가드레일’(guardrail·방어망) 조항이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공장 신설·증설·장비교체 등 추가 투자에 전면적 제한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라인 유지를 위한 필수 설비들을 예외로 인정하고, 이 법 시행에 앞서 유예기간을 충분히 보장해 달라고 한국 정부를 통해 미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나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1년 동안 장비 수입을 포괄적으로 허용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