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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골드만삭스·바클레이즈 美 3월 금리 동결 vs JP모건·씨티·BofA 0.25%P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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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골드만삭스·바클레이즈 美 3월 금리 동결 vs JP모건·씨티·BofA 0.25%P 인상

CME 페드워치는 0.25%P 인상 70%·동결 30% 예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미국과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크게 동요하자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주목된다. 연준은 오는 21, 22일(현지시간) 통화 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월가의 주요 금융 기관과 미국의 주요 언론은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로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 올릴지, 아니면 동결할지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얀 해치우스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분석팀은 13일 투자 메모를 통해 “연준이 최근 금융 시장 동요를 고려해 22일 금리를 더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5월, 6월, 7월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미국의 올해 최종 금리가 5.25~5.5%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변화가 없지만, 앞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불과 며칠 전까지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가 금리 동결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SVB 사태로 인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설 것이고, 이번에 금리를 더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8일에는 미국의 지난 2월 비농업 신규 고용 숫자가 20만 명을 넘어서면 연준이 이달에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BofA) 등은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를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 문제는 앞으로 금융 시스템이 안정될지에 달려 있다”면서 “연준이 긴급 자금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 안정을 끌어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나, 연준이 그렇게 하는 데 성공하면 지속해서 긴축 통화 정책의 길을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관계자들이 ‘중단’(pause)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고, 이번에 금리 인상을 멈추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연준이 최종 금리가 5.5~5.75%가 될 때까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가펜 Bof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금리를 전망할 때 데이터에 의존해왔지만, 이번에는 금융 시장의 스트레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에는 3월 금리 인상 폭을 0.5% 포인트로 예상했다가 이번에 이를 0.25% 포인트로 낮췄다.

CME 페드워치는 지난주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0%로 예상했다. 그러나 SVB 사태를 계기로 0.25% 포인트 인상 확률이 70%가량이고,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30%로 예상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0~0.25%로 묶어놓았다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4.5% 포인트 올려 현재 4.5~4.75%로 조정했다. 그러나 기준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금리도 뛰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 부담을 느낀 스타트업들이 예금을 빼내 SVB가 뱅크런 사태로 무너졌다. 연준은 이번 SVB 사태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통화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SVB 사태를 시작으로 금융 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지역 은행이나 중소 규모 은행이 연쇄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