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ECB는 '빅스텝' 고수…美 연준, '베이비스텝'에 무게 실린다

공유
0

[초점] ECB는 '빅스텝' 고수…美 연준, '베이비스텝'에 무게 실린다

로이터, 0.25% 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CME 페드워치도 가능성 8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21,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 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위기에 빠지는 등 글로벌 금융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 금리를 0.25% 올려 4.75~5%로 조정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6일 기준 금리를 3.0%에서 3.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ECB는 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충격에도 불구 석 달째 '빅스텝'을 유지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 금리를 3.5%로,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P씩 올리기로 했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빅 스텝’을 취한 ECB와 달리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월가가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현재 3월에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80%, 동결 가능성이 20%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하루 전 당시에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 54.6%, 동결 가능성 45.4%로 집계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이날 나온 노동 시장과 주택 시장 지표를 지켜보면서 연준이 베이비 스텝 조처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3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 2000 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주 만에 다시 20만 건 밑으로 내려갔고, 이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연쇄 금리 인상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미국 주택 시장은 봄 이사 철을 앞두고 다시 살아나려는 조짐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2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9.8% 증가한 145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증가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향후 주택 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152만 건으로 13.8% 급증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수가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0~0.25%로 묶어놓았다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4.5% 포인트 올려 현재 4.5~4.75%로 조정했다. 그러나 기준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금리도 뛰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 부담을 느낀 스타트업들이 예금을 빼내 SVB가 뱅크런 사태로 무너졌다. 연준은 이번 SVB 사태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