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16일 기준 금리를 3.0%에서 3.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ECB는 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충격에도 불구 석 달째 '빅스텝'을 유지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 금리를 3.5%로,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P씩 올리기로 했다.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이날 나온 노동 시장과 주택 시장 지표를 지켜보면서 연준이 베이비 스텝 조처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3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 2000 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주 만에 다시 20만 건 밑으로 내려갔고, 이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연쇄 금리 인상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미국 주택 시장은 봄 이사 철을 앞두고 다시 살아나려는 조짐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2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9.8% 증가한 145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증가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향후 주택 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152만 건으로 13.8% 급증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수가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0~0.25%로 묶어놓았다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4.5% 포인트 올려 현재 4.5~4.75%로 조정했다. 그러나 기준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금리도 뛰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 부담을 느낀 스타트업들이 예금을 빼내 SVB가 뱅크런 사태로 무너졌다. 연준은 이번 SVB 사태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