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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형은행 AT1 채권 가격, 글로벌 은행위기에도 오히려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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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형은행 AT1 채권 가격, 글로벌 은행위기에도 오히려 상승

'안정성 최우선' 중국 정부 …지원 가능성 커

크레디트스위스 합병이후 AT1 채권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레디트스위스 합병이후 AT1 채권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붕괴 위기와 신뢰성 하락에 직면하는 중에도 중국 은행들의 채권 가치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중국 4대 은행은 중국 은행 중에서도 AT1을 많이 발행하는 은행이지만 최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HSBC나 스탠다드차타드 같은 유럽계 라이벌 은행보다 낮은 채권 가격 하락을 기록한 것은 물론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매각 후 첫 거래일인 20일,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가 발행한 달러 표시 AT1은 각각 8.98%와 6.61% 폭락한 반면 ICBC(중국공상은행)의 채권은 1.45% 하락에 그쳤다. 이후 ICBC 채권은 하락분을 회복했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가운데서도 중국 대형 금융기관이 발행한 AT1이 두드러지게 양호한 성과를 거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지목했다. 투자자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방어되고 있다는 뜻이다.

HSBC는 3월 20일 보고서에서 "중국은 대형 금융 기관의 부실을 관리할 때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JP모건도 3월 21일 메모에서 "(잠재적인) 도피로 인해 중국 국유기업(SOE) 은행의 자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소형 은행은 부동산 대출에 대한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더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주 중국 소형은행의 AT1도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리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중원은행 AT1의 가격은 3월 17일 86.5달러에서 지난 20일 87.3달러로, 23일에는 90달러로 상승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 4대 은행은 총 9790억위안(약 185조4000억원) 규모의 AT1 채권 27건을 발행했다. 3월 22일 골드만삭스의 메모에 따르면 중국 본토 은행은 아시아에서 발행된 달러 표시 AT1 채권 690억달러(약 89조7600억원)의 약 41%를 차지했다.

중국 진저우은행은 지난 2019년 8월 15억 달러 규모의 AT1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취소했다. 이는 중국 은행의 첫 번째 AT1채권 이자 지급 실패 사례였다. 그러나 2020년 랴오닝성 정부는 이 은행에 121억 위안을 지원해 은행 붕괴를 막으며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을 보호했다. 이후 진저우은행은 발행한 AT1채권의 이자는 지급하지 않았지만 원금은 성공적으로 상환했다.
중국 은행이 AT1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지 못하면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지급 할 수 없다. 이는 중국 빅 4 은행의 60~84%를 정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재정에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돼 중국 은행의 AT1 채권에 대한 이자 미지급 가능성을 크게 낮춘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