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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헝가리,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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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헝가리,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중단

자국내 곡물가격 폭락에 올해 말 총선 앞두고 발표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된 곡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된 곡물. 사진=로이터
폴란드와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입을 한시적으로 금지한다고 1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날 헝가리 농업부 장관 이스트반 나지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되는 곡물, 유지 종자 및 기타 농산물의 헝가리 국경 통과를 일시적으로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폴란드에서도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품 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올해 말 총선을 앞두고 농촌 기반의 지지층을 얻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이후 흑해 항구가 봉쇄돼 곡물 수출길이 막히자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통과하는 대체 육상 수송로를 이용해 곡물 수출을 이어왔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에 대해 면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 저렴한 우크라이나 곡물이 물류 병목으로 주변국에 남아있게 되면서 인접국의 곡물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폴란드, 헝가리 등의 농부 수입이 급락했다.

이번 조치는 곡물이 헝가리나 폴란드를 경유하는 것도 금지한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무역정책은 EU의 배타적 권한이므로 폴란드와 헝가리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이런 어려운 시기에 EU 내에서 협력해 모든 결정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농무부 장관 미콜라 솔스키(Mykola Solsky)는 16일 헝가리의 이스트반 나지(Istvan Nagy) 장관과 회담을 갖고 "일방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불가리아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수출금지가 6월 30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5개국 정상은 우르술라 폰 데 레이옌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곡물 및 식품 수입이 전례 없이 증가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세를 복원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요구가 EU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입 금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곡물을 흑해 연안 항구를 통해 수출하기 위해 우크라-러시아-터키 주도로 체결된 협정인 흑해협정은 지난달 갱신됐지만 이번 협정이 언제까지 유효한지 명시되진 않았다. 러시아 측은 협정이 오는 5월 18일까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폴란드와 헝가리 등 동유럽의 육로를 통해 곡물을 운송할 수 없다면 이 협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