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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 417조 원 돈줄 쥔 비어드 국장..."AI 전력망·원전 생태계 부활에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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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 417조 원 돈줄 쥔 비어드 국장..."AI 전력망·원전 생태계 부활에 쏟아붓는다“

기존 행정부 대출 80% 전면 재조정…친환경 은행 꼬리표 떼고 에너지 비용 절감 정조준
스리마일섬 원전 등 사업비 80% 파격 지원 예고…월가, "중국 핵심광물 독점 깰 승부수" 평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에너지지배금융국(EDF)의 그레고리 비어드 신임 국장은 취임 직후 이전 행정부가 승인한 대출의 80%를 전면 재조정하며 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완전히 새로 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에너지지배금융국(EDF)의 그레고리 비어드 신임 국장은 취임 직후 이전 행정부가 승인한 대출의 80%를 전면 재조정하며 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완전히 새로 짰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정부가 417조 원 규모의 막대한 대출 자금을 원자력 발전 생태계 부활과 전력망 확충,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쏟아부으며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 대응과 중국 견제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 경제 매체 CNBC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계 최대 에너지 대출 기관인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에너지지배금융국(EDF)의 그레고리 비어드 신임 국장은 취임 직후 이전 행정부가 승인한 대출의 80%를 전면 재조정하며 미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완전히 새로 짰다.

에너지 비용 절감과 튼튼한 전력 공급을 새 목표로 내건 그는 원자력 발전과 송전망 확충, 중국의 핵심광물 지배력을 꺾는 데 기관의 2890억 달러(약 417조 원) 대출 역량을 모으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기존 대출 836억 달러 재검토…원자력·전력망 등 6대 핵심 분야 집중

과거 '대출프로그램국(LPO)'에서 이름을 바꾼 에너지지배금융국은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이른바 '친환경 은행' 노선을 완전히 버렸다. 비어드 국장은 가장 먼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승인한 836억 달러(약 120조6900억 원) 규모의 대출 자산을 재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300억 달러에 이르는 조건부 대출 약정을 취소하거나 신청 기업이 스스로 철회하도록 했고, 530억 달러 규모의 대출 구조를 새 정부의 에너지 목표에 맞춰 뜯어고쳤다.

비어드 국장은 CNBC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정책 뒤집기가 아니라 납세자의 세금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에너지지배금융국은 원자력, 석탄·석유·가스 등 탄화수소, 핵심광물, 지열, 전력망과 송전, 제조와 운송 등 6개 분야를 새 지원 대상으로 확정했다.

수십 건의 대출 신청이 대기 중이며, 조만간 기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출 승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비어드 국장은 "우리는 최단 시간 안에 미국의 미래에 자본을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례 없는 AI 전력 수요 폭증…원자력 발전 생태계 부활에 '사활’


이번 대출 정책 변화의 핵심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산업 팽창과 제조업의 미국 내 회귀 흐름이 깔려있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24시간 끊임없이 전기를 공급하는 기저 부하 전원이 필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통계를 보면 원자력 발전의 설비 가동률은 90%를 웃도는 반면, 천연가스는 69%, 석탄은 43%, 풍력과 태양광은 각각 34%와 23%에 그친다.

이에 따라 에너지지배금융국은 원자력 발전 사업에 프로젝트 전체 비용의 최대 80%까지 대출을 내어줄 계획이다. 앞서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의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사업에 10억 달러(약 1조4400억 원)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원자력 투자가 줄을 이을 조짐이다.

빅테크 기업들 역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를 앞장서 돕고 나섰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값싸고 튼튼한 전력 공급망이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을 가를 핵심 승부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중국 핵심 광물 독점 타파…빠른 정책 변동에 따른 시장 충격 우려도


전력망 확충과 더불어 중국이 장악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끊어내는 일도 에너지지배금융국의 중대한 과제다. 비어드 국장은 "중국이 20년 계획의 10년 차에 접어들었다면, 우리는 그 전략을 무너뜨릴 기업과 사업을 힘껏 도울 것"이라며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원자재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더라도 발전소 신규 건설과 전력망 연결을 가로막는 까다로운 인허가 지연 문제가 겹쳐 있어 단기간에 전력난을 풀기 어렵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히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정책 선회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다. 원자력을 앞세운 튼튼한 전력망 구축이 미국 내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데 이바지하겠지만,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 지원을 빠르게 거둬들이면서 되레 시장 전체의 자금 경색을 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인허가 제도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막대한 대출 지원금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제때 감당하기 벅찰 것으로 내다본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