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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美 정부 對中 AI 수출 규제 속 전격 중국 방문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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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美 정부 對中 AI 수출 규제 속 전격 중국 방문 파장은

"중국 대체할 시장은 없다" 바이든 정부 정책 비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의 중국 유입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상황에서 이번주에 중국을 방문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황 CEO는 이번 주에 먼저 대만에 들른뒤 최근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황 CEO는 중국에서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텐센트를 비롯한 첨단 기술 기업 대표들과 만날 예정이다. 황 CEO는 또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와 리오토,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전기차 업체로 변신을 꾀하는 샤오미 대표 등과도 만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0월 7일 발표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통제에 따라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등에 대한 첨단 AI 칩의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 본사를 둔 엔비디아는 매출의 20%가량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첨단 칩 판매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 지역 물류창고를 홍콩에서 대만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특별 수출 허가 제도를 이용해 고성능 컴퓨팅 하드웨어를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처를 발표했다.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AI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했다.

황 CEO는 바이든 정부의 중국 수출 통제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 제품 판매를 계속하면서 자신이 출생한 대만에 243억 대만 달러(1조 476억 원)를 투입해 대만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새로운 AI 연구센터 또는 AI 대학(AI University)을 설립한다.

황 CEO는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이 미국 기업들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기업들로부터 반도체를 구할 수 없게 되면 더 많은 반도체를 직접 만들기 위해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30일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Computex Taipei) 산업 엑스포에서도 중국이 미국의 제재 속에서 자체 반도체 기업을 육성함에 따라 메타엑스(MetaX), 바이렌텍(Birentech), 엔플레임(Enflame), 호라이즌(Horizon) 등 많은 GPU 스타트업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지난 24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기술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고, 미국이 이 시장을 잃으면 기술 산업 분야에서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기술 산업의 생산량이 3분의 1가량 줄어들고, 아무도 미국 펩(반도체 생산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펩이 넘쳐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법이 망신거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 CEO는 “제2의 중국은 없고, 중국은 하나뿐”이라며 “중국 시장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추가 수출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이어 황 CEO 등 거물급 미국 기업 대표들이 최근 앞다퉈 중국을 방문하자 곤혹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이 경제적 경쟁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양국 경제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런 상호 연결성으로 인해 미국의 국가 안보가 위험에 지 않도록 관리하는 최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2006년 병렬 컴퓨팅 플랫폼인 '쿠다'(CUDA)에 이어 2010년 CPU를 대신해 모든 연산 및 처리를 하는 GPU의 범용 연산인 GPGPU를 선보였다. 이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와 슈퍼컴퓨터에 공급되고 있고,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의 딥러닝에 널리 활용되면서 전 세계 AI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 지분의 약 3.5%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장중 한때 1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분 가치도 350억 달러(46조 3050억원)에 이르게 됐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3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관료들을 잇달아 면담한 데 이어 세계적인 배터리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 회장을 만났다. 전기차 전문매체 아레나 EV는 머스크가 지난 30일 베이징에서 쩡위췬 CATL 회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CATL은 서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생산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에서 모델Y와 모델3의 일부 차종에 CATL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머스크2020년 1월 초 상하이 공장 방문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지난 30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 데 이어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진좡룽 공업·정보화부 부장 등 현직 장관 3명과 잇달아 회동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