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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점령,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 상부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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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점령,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 상부 파괴

댐 파괴 배후로 서로 지목…위험지대 주민 수만명 긴급대피령
젤렌스키 긴급회의 소집…IAEA “원전에 당장은 큰 위험 없어”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모습. 사진=AFP·연합 이미지 확대보기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모습. 사진=AFP·연합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이 공개한 카호우카 댐 방류 모습.  사진=노바 카호우카 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이 공개한 카호우카 댐 방류 모습. 사진=노바 카호우카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 상부가 파괴됐다고 AP·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측 인사인 블라디미르 레오닡예프 노바 카호우카 시장은 포탄으로 댐 상부가 파괴됐으나 저수지 자체는 무너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댐 공격 주체나 정확한 파괴 규모, 피해 상황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서로 상대를 댐 파괴 배후로 지목하며 비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 대변인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작전에 드네프르강에 걸쳐있는 댐의 도로를 사용하지 못 하도록 러시아군이 카코우카 댐을 내부에서 폭파했다 주장했다.

드니프로강에는 댐이 모두 6개 있으며, 상류 5곳은 우크라이나가 관리하고 있고 가장 하류에 있는 카호우카 댐은 러시아군이 통제해왔다. 카호우카 댐은 소련 시절인 1956년 건설된 높이 30m, 길이 3.2㎞ 규모의 시설이다.

카호우카 댐은 헤르손·자포리자주(州) 등지에 걸친 2155㎢ 크기의 호수를 만들며 저수량은 18㎦다. 북크림 운하와 드니프로-크리비리흐 운하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에 물을 공급한다.

카호우카 댐 수위는 지난달 중순 비가 많이 내리고 눈이 녹으면서 정상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고, 인근 마을에 홍수 피해가 나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카호우카 댐이 폭파됐다고 밝히고 드니프로강 우측 강변 10개 마을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페이스북에서 카호우카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며 “파괴 규모, 유속과 유량, 침수 위험 지역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RIA 통신은 카호우카 댐 폭발로 헤르손 지역의 14개 마을에 사는 주민 2만2000명이 홍수로 위험에 처했다고 러시아 측 현지 책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만6000명이 위험 지역에 있다며 버스와 기차로 이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댐이 붕괴하면 1800만㎥의 강물이 헤르손 등 10여개 지역의 수십만명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가 댐을 겨냥해 공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작년 10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홍수를 일으키려고 댐을 파괴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날 댐 파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러시아의 행위는 댐 인근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위협이라고도 주장했다.

댐 북쪽으로 160㎞가량 떨어진 유럽 최대 핵발전소 자포리자 원전도 냉각수 공급을 위해 카호우카 댐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현재 러시아 관할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도 물을 댄다.

일단 자포리자 원전이 위험에 빠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카호우카 수력발전소에 타격이 있었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즉각적인 방사능 위험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기업 에너고아톰은 “현재 발전소의 냉각탑은 가득 찬 상태로 오전 8시 현지 수위는 발전소에 필요한 16.6m”라며 “현재 자포리자 원전의 상황은 통제하에 있고 우크라이나 직원이 모든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호우카 댐의 파괴 정도에 따라 홍수 등 주변 지역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