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해킹 기술이 워낙 발전하면서 어느 누구도 해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특히 휴대폰에는 대부분의 경우 소유자의 개인정보나 비밀 사항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호주 총리의 경고는 예사롭지 않다.
사이버 범죄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며 스마트폰 해킹 우려는 항시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호주는 HWL 에브즈워스 사건으로 심각한 개인정보의 유출을 경험한 바 있다. 호주 최대 로펌인 HWL 에브즈워스가 사이버 공격으로 고객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신용카드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유출되었다. 이 사건은 호주의 사이버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호주는 사이버 범죄 사건이 가장 많은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호주는 최초로 사이버 보안 조정관을 신설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연구에 따르면 국제 사이버 범죄 피해액은 2025년까지 연간 10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민간의 노력에도 범죄는 고도화되고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과학기술 전쟁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각종 스파이 행위 급증으로 볼 때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휴대폰을 끄라는 조언은 디지털 보안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파장이 컸다. 2023년 5월 사이버 보안 회사인 클라리오(Clario)의 디지털 위생에 관한 블로그 게시물에서는 “휴대폰을 끄는 것이 경우에 따라 해커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만, 데이터를 보호하는 절대적인 솔루션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클라리오는 “켜져 있든 꺼져 있든 전화가 여전히 해킹될 수 있으므로 대신 소비자는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좋은 디지털 위생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애플의 ‘나의 아이폰 찾기’ 기능은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인터넷에 연결된 전화를 유지한다. 따라서 내 찾기 기능이 활성화된 모든 사용자는 장치를 끈 후에도 여전히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
호주 총리의 전화 끄기 조언은 호주인은 물론 세계 근로자가 코로나 이후 원격근무나 재택근무를 채택한 시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원격근무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고용주는 사무실 외부에서 직장 전화 및 노트북에서 안전한 온라인 정보 교류를 보장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
2021년 글로벌데이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원격근무의 증가를 사이버 보안 및 보험에 대한 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글로벌 사이버 범죄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전 세계 사이버 범죄의 피해액이 6조20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사이버 범죄는 개인, 기업, 정부 모두가 대상자다. 스마트폰은 해킹되면 개인의 신용 정보, 금융 정보, 개인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 해킹되면 원격으로 제어되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거나, 피해자 스마트폰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