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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 초대형 산불 원인, 손상된 '전력 송배전망'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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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 초대형 산불 원인, 손상된 '전력 송배전망' 지목

산불 피해자 대변 로펌, 모든 증거를 볼때 전선이 발화 원인 제공 주장
초대형 산불로 폐허가 된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초대형 산불로 폐허가 된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사진=로이터
지상 낙원을 잿더미로 만든 하와이의 마우이섬 산불 원인 중 하나로 전력선이 발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언론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마우이섬에 전력을 공급하는 하와이전력산업(HEI)을 대상으로 손상된 전력 송배전망이 발화 원인이었는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하와이 당국은 아직 화재 원인에 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화재 피해자를 대변하는 로펌의 마이칼 와츠 변호사는 “화재 현장 영상, 목격자 증언, 관련 보고서 등을 종합해 볼 때 최초 발화가 전력선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와이전력산업은 송배전망이 발화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 측은 산불 발화 원인 조사가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 전력산업은 산불이 나기 전에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불어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전력 차단 등 안전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초대형 산불이 나기 전에 강풍으로 일부 전봇대가 쓰러지고, 전력선이 끊어졌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화재 위험이 매우 클 때는 전력 차단 등의 비상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12일 닷새째 대형 산불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동안 여의도 면적의 약 3배 규모가 잿더미로 변했고, 사망자는 80명에 달했다. 마우이 카운티가 공개한 태평양재해센터(PDC)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산불 피해 조사 내용에 따르면 전날인 11일 기준으로 라하이나 지역에서 불에 타 파손되거나 전소된 건물은 총 2207채다. 화재 영향이 있는 건물은 2719채이고, 이중 86%가 주택이다. 이 지역의 재건에 필요한 비용은 55억 2000만달러(약 7조 3500억원)로 추산됐다.
화재로 거주할 곳이 없어 대피한 인원은 4500명으로 집계됐다. 현지 매체는 이재민 수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운티 당국은 전날 기준으로 6개 긴급 대피소에 수용된 인원이 1418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전날 오후 9시 기준 80명이다.

현재 산불은 전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라하이나 지역 85%, 중부 해안인 풀레후·키헤이 지역 80%, 중부 내륙인 업컨트리 지역 50%가량이 진압됐다고 카운티 당국이 밝혔다. 그러나 전날 오후 6시 10분께 라하이나에서 북쪽으로 약 7㎞ 떨어진 카아나팔리에서 또 다른 화재가 발생해 약 2시간 20분 만인 오후 8시 30분께 완전히 진압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