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가운데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가는데도 이번 조치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사우디의 원유 감산 연장 결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이달 초 원유생산 및 수출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국제 원유 기준치인 브렌트유는 그 이후 5% 이상 올랐고, 18일 1% 더 올라 거의 배럴당 95달러를 기록하며 2023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은 18일 "유가를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데이터를 볼 때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의 책임론을 부인하는 언급을 했다.
그는 석유 수요 급증을 부채질한 세계 경제 회복이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에 참석한 석유업계 지도자들에게 "유럽 경제의 성장 측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 측면에서 무엇을 할지,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흐름 맥락에서 어떻게 될지 등 아직 확실치 않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수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원유 감산으로 공급 제약으로 인해 유가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에너지 메이저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도 18일 가장 최근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올해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이 중국 수요 급증을 필두로 하루 평균 101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사우디-러시아 감산으로 올해 남은 기간 세계 석유 시장은 '실질적 공급 부족'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국제에너지기구를 향해 원유 공급 감축을 놓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 를 비판한 일부 발언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해 두 기관 간 설전이 이어졌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가 경고했던 것들 중 어떤 것도, 그리고 아마도 예측했던 것들도 기대했던 것만큼 정확하지 않았다"라며 "이제 시장의 예측자이자 평가자에서 정치적 옹호를 일궈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사우디의 필요에 따라 감축을 조정할 수 있지만 이런 일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