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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5의 가격 동결… 제살깎아먹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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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5의 가격 동결… 제살깎아먹기 되나

아이폰15 프로.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아이폰15 프로. 사진=애플
애플의 신형 아이폰 15가 발표된 지 어느덧 1주일이 지났다. 15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특히 판매량 감소가 우려됐던 중국 시장에서도 1분 만에 예약 초도 물량이 매진 되는 등 순항하는 중이다.

주문이 몰리면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출시 초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가장 비싼 ‘아이폰 15 프로 맥스’ 제품에 예약이 몰리면서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고 있다. 발표 당시 주춤했던 애플의 주가 역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하지만 아이폰 15를 ‘성공작’이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출시 직전 가장 큰 악재였던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은 어떻게든 피했지만, 발표 이후 드러난 새로운 문제들이 갈길 바쁜 애플과 아이폰 15의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아이폰 15의 가격 동결… 제살깎아먹기 되나


아이폰 15의 발표에서 세간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가격 동결’이다. 지난해 아이폰 14에서 가격을 한 번 동결한 만큼, 이번 아이폰 15의 가격 인상은 확실시되던 분위기였다. 특히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 15 프로 맥스’는 100달러(약 13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가격 동결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세계적인 경기 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신규 스마트폰 구매 여력이 감소한 것과, 발표 직전 터진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이 그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플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동결했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신 아이폰을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애플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제살깎아먹기다.

관련 커뮤니티와 공급망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폰 15 시리즈의 기능과 성능, 사양 등을 고려하면 제조 원가가 최소 50달러(약 6만5000원) 이상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애플 입장에선 전작보다 대당 50달러 이상 손해를 보고 파는 셈이다. 이는 당연히 애플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격 동결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가격 동결을 통해 감소한 수익을 협력사들의 부품 단가 인하를 통해 만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되면 아이폰 15의 판매량이 늘어도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낸드 플래시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등의 협력사들의 수익은 예상치보다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최신 ‘3나노’ A17 바이오닉 칩,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 향상


이번 애플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 맥스에 탑재된 애플실리콘 A17 바이오닉 칩은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TSMC의 3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공정으로 만들어졌다. 성능이나 전력 효율 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엠바고 해제 후 공개되기 시작한 A17 칩의 실제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작인 A16 바이오닉 칩보다 성능이 향상된 것은 확실하지만, 향상 폭이 10% 내외로 예전만큼 못한 데다, 소비전력 대비 성능(전성비)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맥(Mac) 및 고급형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M시리즈 칩과 아이폰, 일반형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A시리즈 칩 성능 향상이 반도체 제조 공정 개선이 둔화면서 어느덧 한계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의 엑시노스 등 경쟁사의 차세대 칩도 애플과 동급인 3나노급 공정으로 제조될 예정이다. 즉 그간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애플이 누려왔던 성능 및 전성비 우위를 노리기 어려워진다.

아직 폴더블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아이폰은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혁신이 없다는 혹평을 듣고 있다. 그런 상황에 성능마저 따라잡히면 애플의 충성 고객을 제외한 소비자들이 경쟁사 제품으로 갈아탈 가능성을 높이고, 그만큼 신형 아이폰의 판매가 줄어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4분기 판매량 주시해야 성과 판가름 될 것


긍정적인 전망이 없지는 않다. USB-C 포트 채택은 장기 대기수요가 형성될 정도로 기존 아이폰 사용자의 신규구매 및 교체를 유도할 수 있는 중요 구매 포인트다.

동결된 가격도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어 전작 이상의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애플이 정확한 예약 판매 수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 외신들은 아이폰 15의 예약 판매 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폰 14보다 약 10~12%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프로 맥스 제품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 및 배송 지연이 예고된다. 또 대기수요가 모두 빠진 초반 이후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아이폰 15 시리즈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을 중심으로 22일(현지시간)부터 일반 판매를 시작한다. 아이폰 15의 진짜 성공 여부도 이후에나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