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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조류 독감, 닭고기 시장에 악영향…인체 감염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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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조류 독감, 닭고기 시장에 악영향…인체 감염도 가능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상 최악의 조류 독감이 발생해 향후 몇 달 안에 전 세계적으로 닭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상 최악의 조류 독감이 발생해 향후 몇 달 안에 전 세계적으로 닭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로이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상 최악의 조류 독감이 발생해 향후 몇 달 안에 전 세계적으로 닭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남아공에서 가장 큰 계란 생산업체인 퀀텀푸드(Quantum Foods)에 따르면, 자사 농장에서만 닭 200만 마리가 조류 독감으로 폐사해 약 530만 달러 손실을 입었다.

조류 독감 발생 직후 해당 농장은 폐쇄됐으며, 주변 농장은 비상조치에 들어가 조류 독감 예방을 위한 사육 환경 개선과 방역 강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남아공 최대 생산업체인 아스트랄(Astral)은 시장에서 이미 계란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조류 독감 발병은 남아공 역사상 최악의 상황이라고 추정했다.

조류 독감과 닭고기 시장의 타격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2022년 세계 가금류 생산량 통계에 따르면, 남아공의 닭고기 생산량은 약 120만 톤으로, 아프리카 전체 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아프리카에서 닭고기 생산량 2위 국가인 케냐(50만 톤)보다 약 2배 이상 많다. 또한, 2022년 기준으로 닭고기 수출 규모는 약 20만 톤으로, 아프리카 전체 수출량의 약 40%다.

이에, 남아공 조류 독감은 아프리카 전체나 다른 지역에 미칠 파급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우선, 아프리카 전역의 닭고기 공급과 닭고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스트랄에 따르면, 이미 계란 부족 현상이 발생해 향후 몇 달 안에 가금류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조류 독감 발생은 세계적인 식량 부족 우려를 더욱 가중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인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류 독감 발생으로 인해 닭고기 공급이 줄어들 경우, 식량 부족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 가금류 협회(South African Poultry Association)에 따르면 올해 4월 상업 농장에서 조류 독감 사례가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 협회에 따르면 H5N1과 H7N6이라는 두 가지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났다. 요하네스버그 등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조류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가금류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WHO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에서 조류 독감으로 인해 약 7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남아공 조류 독감 발생은 세계 가금류 산업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전망이다.

조류 독감과 인체 감염


한편, 조류 독감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WHO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전 세계 92건의 조류 독감의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7건이 사망으로 이어졌다. 조류 독감이 확산되면 인체 감염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

WHO는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포유류를 감염시킨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포유류를 감염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포유류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조류 독감 바이러스에 인간이 더 쉽게 감염하게 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WHO는 조류 독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염병은 일반적으로 계절에 따라 발생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연중 내내 발병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현재 전염병이 역대 최대 규모로 관찰되고 있어 각종 전염병에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