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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연착륙을 향한 멀고 험난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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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연착륙을 향한 멀고 험난한 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준의 최대 과제는 고용안정과 물라 2% 달성이다. 이는 결국 코로나 이후 과열 상태인 미국 경제를 연착륙으로 유도해 안정적 성장을 이끌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에 고금리를 통해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함으로써 경기 과열을 식히고 물가로 잡고 연착륙을 유도했으나, 아직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연준이 태도와 발언에 따라 시장이 흔들리고, 재정문제와 고용, 유가, 채권 시장의 변동이 다시 연준의 금리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이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량을 완화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코로나 이후 이를 대폭 확대해 통화량을 크게 늘렸다. 그러나 통화량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혼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고물가가 일상화됐다. 이에 연준은 2022년부터 금리 인상과 통화를 회수하는 ‘양적 긴축’ 정책을 시작했다.

급작스러운 긴축은 시장의 곳곳에 파열음을 불러일으켰다. 그간의 익숙했던 양적 완화 체제에서 기축에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는 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정부에도 영향을 주었다. 미국의 경우 정부 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금리로 인해 상환해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국가적 난제로 부상하고 정치적 갈등으로 하원의장이 초유의 해임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부채를 갚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재정에 대한 불안감에다 시장에서 미국 경기가 당장 둔화되거나 침체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굳이 경기 침체의 안정 수단으로 보유해야 할 채권의 보유 가치를 떨어뜨렸고, 이에 채권에 대한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미국뿐 아니나 전 세계 시장 자금이 미국 채권 구입으로 이동할 수 있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또한, 미국 정부는 누적 적자를 충당하려고 많은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연준이 이를 인수하지 않아,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상승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30년물 국채금리도 4.9%를 넘어서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 국채의 가격이 상승했다. 달러 강세로 국채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더 저렴해졌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다만, 미국 국채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전체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여전히 재정 부담을 안고 있다.

고용 증대에도 시장에 충격이 적은 이유


연준은 고금리로 경기가 다소 둔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과열된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금리의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

1년 이상 진행된 고금리 기조에도 지난달 신규고용이 시장 예상치인 17만명의 2배에 육박하는 33만6000명에 이르렀다는 노동부의 9월 고용동향 발표에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임금 상승률이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는 점이 부각되며 강세로 돌아섰다.

파월 연준 의장은 고금리 기조를 바꿀 핵심 기준으로 추세 이하의 경제 성장, 고용시장의 둔화,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화에 대한 확신을 거론했다.

성장의 경우 전망치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할 수 있어, 실제 경제성장률은 전망치와 다를 수 있지만, 2023년 7월 20일 기준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의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 2.8%, 골드만삭스 2.4%다.이는 지난해 연말이나 올해 초 전망치보다 낮아진 것이다.

물론 연방 정부가 막대한 국채 발행으로 재정을 시장에 투입한 결과로 미국 성장률이 여전히 기대보다는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고 물가에 영향을 주는 고용의 경우 시장의 전망치보다 훨씬 높아 연준에서 금리 기조와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일단 시장은 급여 인상 폭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것이 연준에는 어떻게 인식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각종 경제지표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해 동결과 인상 모두를 지지하는 엇갈린 시그널을 주고 있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예상에 부합하지만, 고용 지표는 예상과 달랐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변수가 많지만, 둔화 추세를 보인다.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화에 대해서는 아직 지표와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11월 17일 임시예산안 만료가 기다리고 있다. 이는 경기둔화나 침체에 무게를 주는 시그널이 된다.

미국 정부는 10월 1일부터 11월 17일까지 임시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하원에서 공화당 강경파 출신 의장이 선출될 경우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커진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셧다운이 발생하면 미국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 결정 배경으로, 당초 S&P가 재정건전화를 위해 필요한 수준으로 제안한 4조 달러 규모의 긴축재정 수준보다 합의된 긴축재정안이 미흡한 수준이라는 점과 국가채무 한도를 둘러싼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적 갈등 상황을 지적했다.

임시 예산 만료는 정부의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고, 경제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유가도 10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있지만, 경기둔화나 침체 분위기가 확인되면 감산 기조에도 불구하고 하락할 수 있고, 실제 소비자물가 지수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불가하지만, 주택금리 인상에 따른 주거비용은 34%를 차지한다.

주거비용에는 임차료, 구입 비용, 수도, 전기, 가스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다. 주택금리가 상승하면서 주거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소비자물가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학자금 상환 대출이 10월부터 본격화되고, 전미자동차노조 파업의 여파로 경기 하방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연준 고금리 방향이나 인상 결정에서 일단 동결에 무게를 둘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연준의 태도에 결정을 미칠 요인들


채권 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연준의 비둘기파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제를 경착륙하지 않도록 금리를 시장 흐름에 맞춰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도 이에 동조한다.

미 연준의 11월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는 미국 금융 여건의 상황이다. 9월 FOMC 이후 급격히 악화된 금융시장이 지난 3월 SVB 사태 수준을 상회했다. 골르만삭스의 미국 금융 여건 지수를 고려할 때, 최근 미국 금융 여건 악화는 최소 2회의 추가 금리인상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파월 의장은 “금융 여건의 악화는 금리인상과 동등한 효과를 가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최근 금융시장의 상황은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옐런 재무부 장관도 미국 경제가 건전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옐런은 포춘지에서 개최한 3일 컨퍼런스에서 “장기적으로 채권금리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에 안착할지 불확실하다”라며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은 꺾이고 있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건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회복을 위한 실질적 투자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며, 향후 생산력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라며 “기준금리도 중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정상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태도에 따라 시장이 요동을 치는 지금은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시장이다. 연준은 그 정책을 데이터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데이터 수치에 따라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요동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