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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첨단 2나노급 반도체 장비 가격, ASML EUV의 10분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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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첨단 2나노급 반도체 장비 가격, ASML EUV의 10분의1”

캐논이 EUV 없이 2나노급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NIL' 기술 기반 포토리소그래피 장비 ‘FPA-1200NZ2C'를 선보였다.  사진=캐논이미지 확대보기
캐논이 EUV 없이 2나노급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NIL' 기술 기반 포토리소그래피 장비 ‘FPA-1200NZ2C'를 선보였다. 사진=캐논
일본 캐논이 최근 발표한 자사의 첨단 2~5나노급 반도체 공정 장비를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첨단 반도체 공정 장비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ASML의 EUV 장비보다 한 자릿수 가량 낮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캐논은 지난 10월 13일 EUV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 포토리소그래피 시스템 ‘FPA-1200NZ2C’를 발표했다. 캐논이 10년 이상 연구해 온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기술을 사용하는 이 장비는 EUV 광원을 사용하지 않고도 5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반도체의 회로 패턴을 실리콘 웨이퍼에 인쇄할 수 있다.

특히 캐논은 이 장비를 발표하며 NIL 기술이 개선되면 이 장비로 최대 2나노급 반도체까지 제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7나노급 이하 첨단 반도체를 대량으로 제조하려면 강한 에너지로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 회로 패턴을 빠르게 그릴 수 있는 EUV 장비가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현재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의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점 생산하고 있으며, 장비 가격은 대당 2억 달러(약 26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들이 주요 고객으로, 생산량이 적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캐논의 이 장비가 ASML의 EUV 장비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10분의 1 수준의 가격이 책정될 경우 중소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들이 고가의 EUV를 쓰지 않고도 10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를 소량으로 제조하기에 적합한 장비라고 평했다.

캐논은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일본 도쿄 북쪽 우쓰노미야에 NIL 기반 노광장비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타라이 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NIL 기술이 EUV를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새로운 기회와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첨단 반도체 생산은 지금까지 전적으로 대기업의 영역이었지만, 캐논의 NIL 기술이 소규모 반도체 제조업체에도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우려한 것처럼 캐논의 새로운 노광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에 동참하고 있는 일본 역시 지난 7월부터 자국의 14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타라이 CEO는 “14나노미터 기술을 넘어서는 기술은 수출이 금지되어 판매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자사 NIL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