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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부채, 美보다 훨씬 심각…제조업 투자 전환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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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부채, 美보다 훨씬 심각…제조업 투자 전환도 '불투명'

중국 부채가 미국 부채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인민대회당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부채가 미국 부채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인민대회당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경제 정책의 방향을 부동산에서 제조업 위주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부동산 위기를 제조업에 투자를 늘려 극복하려는 것이다. 제조업 투자는 고용을 창출할 수 있고, 발생하는 수입으로 부채를 해결할 수 있고, 기술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중국 부동산 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거듭했다. 이는 부동산 대출 급증에 힘입은 바가 크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했지만, 최근 가격, 판매 및 투자의 급격한 하락으로 침체에 빠졌고, 이에 중국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부동산 대출을 줄이고 제조업 대출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2005년 이후 국가가 통제하는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을 계속 줄이고 있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결과 2023년 9월에 제조업 대출이 부동산 대출을 앞지르게 됐다.
중국 정부는 2023년 부동산 대출을 줄였지만, 제조업 관련 대출은 4년 전보다 거의 11배 늘렸다. 자금은 EV, 반도체, 기계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중국의 투자 전환은 향후 몇 달 동안 더 많은 성장을 촉진해 주택 부문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방 정부와 부동산에 막대한 부채가 있음에도 다시 부채를 일으켜 제조업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는 것은 부채 누적을 초래해 장기적인 성장의 지연을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부동산 부문은 인구 감소, 경기 부진 등으로 쇠퇴하고 그 규모도 너무 커서, 경제 생산량의 6~7%를 차지하는 자동차 제조업과 같은 산업의 성장만으로 어려움을 상쇄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부채에 기반한 이런 투자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제조업을 통해 생산한 제품들이 이미 국내 시장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을 겪고 있어, 결국 수출을 통해 해소되어야 하는데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도 이를 충분히 수입해 소화할 여력이 없다. 더욱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산 수입 자제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어,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질 수 있다.

UN 산업개발기구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 제조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거의 5배 증가해 31%에 이르렀다. 이는 다른 나라를 불편하게 만든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에 대해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투자를 확대해 중국 국내는 물론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이 될 수 없다. 미·중 갈등에 유럽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확대되며 투자로 진출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이나 제품을 판매할 좋은 시장도 줄어들고 있다.

부채를 통해 일어난 제조업과 생산품이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으면, 재고로 누적되고, 부채를 상환할 수도 없어 해당 기업은 결국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부도로 청산된다. 이는 결국 중국 경제 후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의 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지방정부 부채는 2020년부터 급증해 지난해 거의 8조 달러에 이르렀다. 또한, 중국의 전체 부채는 국가의 경제 생산량에 비해 미국의 부채보다 훨씬 더 커졌다.

중국의 부채는 산업의 고도화와 지방의 도시화를 추진한 2014년과 2018년 사이에 급증했으며, 2020년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22년 12월 국제결제은행(BIS)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비금융 부문 신용이 GDP의 295%에 달했다. 이는 1995년 이후 데이터에서 가장 높은 부채 대 GDP 비율이다.

BIS는 비금융 부문에 대한 신용을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로 정의하기 때문에 이 수치가 중국 경제의 총 부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경기 침체로 민간 기업과 가계 대출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비율이 최고치를 넘어섰다는 것은 중국 부채의 위기를 나타낸다. 여기에 정부 부채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총 부채는 GDP의 30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IMF에 따르면 중국의 정부 부채 수준은 일반 정부 부채가 2010년 GDP의 34%에서 2019년 60%로 증가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중국이 부채에 의존한 성장을 고수한다는 것은 지속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은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변화일 수 있지만,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부채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