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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 자동차, 말레이시아에 100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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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 자동차, 말레이시아에 100억 달러 투자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자동차전시회에서 선보인 지카 EV 모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자동차전시회에서 선보인 지카 EV 모델. 사진=로이터
중국 지리 자동차가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EV 시장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 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지리는 말레이시아 파트너인 프로톤을 동남아 3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육성해 동남아시아 EV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고 한다.

지리의 핵심 전략은 이미 확보한 프로톤 지분 49.9%를 활용해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확보하고 자사의 기술 지원으로 성장을 돕겠다는 구상이며, 100억 달러를 투자해 EV 연구개발 및 EV 제조 시설을 확대할 방침이다.

10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국제 모터엑스포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지리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합작회사인 스마트 자동차(Smart Automobile)의 EV였다.
전시된 EV는 프로톤이 최초로 판매한 EV였다. 프로톤은 올해 말까지 배송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9월부터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2022년 프로톤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스마트 EV 공식 유통업체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9월 양측은 말레이시아 프로톤 공장에서 EV를 조립하기로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

100억 달러는 말레이시아 탄중 말림에 투입되며, 2024년 착공하여 2026년 완공 예정이다. EV 허브인 “자동차 하이테크 벨리” 건설이 목표다. 2025년까지 자체 브랜드로 EV 출시를 노린다.

이런 움직임은 지리가 동남아 전역에서 EV 입지를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허브에는 연구개발과 제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중국과 말레이시아 공급업체를 유치하여 동남아시아 최고의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조성하려고 한다.

지리가 중국 본토가 아닌 말레이시아에 10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배경은 동남아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동남아는 인구 6억 7000만 명, GDP 3조 달러 규모의 신흥 시장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EV 시장은 2025년까지 3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말레이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EV 비중을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9월 말레이시아는 EV를 우선순위로 포함하는 신산업기본계획 2030을 발표했다. 올해 말레이시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5%를 EV로 충족할 계획이며, 수출도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프로톤은 태국에 조립 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프로톤은 자국 EV 산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 공급망을 활용하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인구가 3300만 명으로 상대적으로 작아 자동차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

지리는 이미 프로톤과 협력해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적었고 미래도 밝게 보았다.

지리의 성공 가능성은 물론 지켜봐야 한다. 지리는 중국 EV 분야에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풍부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남아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지리 외에도 BYD, SAIC 모터, 크레이트 월 모터 등 중국 EV 업체들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 한국, 유럽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EV 생산 및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지리가 동남아 EV 시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극복해야 한다.

지리는 다만, 말레이시아 기업인 프로톤과 긴밀한 협력이 가능해 말레이시아 EV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강점을 토대로 태국 등 인접한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