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협상을 시작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석방에 대해 두고 두 가지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논의 중인 두 방안 중 하나는 하마스가 억류한 소규모 인원을 석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자지구 내 인질 중 민간인만 전원 석방하는 것이다.
소규모 인원 석방안은 교전을 일시 중단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여성과 어린이, 미국 국적자 등 외국인을 포함해 10∼20명을 석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간인 인질 전원을 석방하는 대가로 교전 일시 중지를 비롯해 인도주의적 지원 추가, 병원 연료 공급,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들의 석방 등을 요구하는 조건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 정파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 240명 가운데 절반이 채 안 되는 100여명이 민간인이며,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민간인 전원이 석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협상은 하마스의 정치사무소가 있는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NYT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이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지난 9일 카타르 도하에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NYT는 미국 당국자들이 하마스 측과 직접 만나지는 않았으며, 협상 자체는 카타르 당국자들이 도맡아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 당국자는 인질들이 하마스를 비롯한 여러 무장단체에 나뉘어 억류되어 있으며, 이것이 협상을 복잡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자신들이 억류 중인 민간인 인질은 20명 이하이며, 나머지는 이슬라믹지하드(PIJ)나 하마스 지휘체계에 속하지 않은 다른 단체나 개인들에 억류돼 있다고 카타르 측에 말했다. 또, 하마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군인 130∼140명을 억류 중이며, 이들은 당분간 석방할 계획이 없다고 카타르 및 협상 중재자들에게 말했다.
이스라엘은 인질 가운데 민간인과 군인이 각각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NYT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이 보도 내용에 대한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