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사무실 점유율은 현재 98%가 넘는다. 또 서울 사무실 빌딩 임대료는 지난 1년 사이에 15%가 올랐다.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9월 말 서울 업무용 건물 공실률은 2.4%를 기록했다. 7월에 2.53%, 8월 2.42%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통상 5% 안팎인 자연 공실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3분기 서울 사무실 거래량은 총 277건으로 전분기 대비 9.5% 줄었고, 거래금액도 29.2% 감소한 5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사무실 빌딩의 임대율이 세계 최고를 기록한 핵심 이유로는 팬데믹 이후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대면 근무 체제 복귀가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여름 서울에서 재택근무 비율은 91.5%에 달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한국 대기업 중에서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는 곳은 40%가량에 불과하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지적했다.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기업도 이를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국내외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서울 오피스 빌딩 점유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서울과는 대조적으로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은 높은 공실률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건물주들이 제때 갚지 못한 은행 대출액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뱅그레그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상환이 미뤄진 대출 금액(이 기간 내 1회 이상 연체)은 직전 분기보다 40억 달러(30%) 증가한 177억 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최근 1년 동안에만 100억 달러(약 13조원)가 불어났다. 여기에는 미국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의 파산 보호 신청에 따른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 위워크는 지난 6일 뉴저지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미국에서도 대면 근무제가 늘어나고 있으나 사무실 점유율 증가 속도는 여전히 완만하다. 미국 보안 전문 기업 캐슬시스템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뉴욕시 오피스 점유율은 50.5%로 집계됐다. 이는 48.9%였던 전주보다 1.6%포인트 오른 것이고, 팬데믹 이후 최고치다. 이 기간에 뉴욕을 비롯해 시카고·오스틴·워싱턴DC·필라델피아·댈러스·휴스턴·산호세·LA·샌프란시스코 등 10개 도시의 오피스 근무율 평균은 50.5%로 전주(49.6%)보다 0.9%포인트 올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