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 시간) 아라비아뉴스는 오는 28일 파리 BIE 총회에서 결정되는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에서 최근 7년 동안 1조 달러를 투자하며 엑스포 개최를 준비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 도시로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와 한국의 부산, 이탈리아의 로마가 함께 엑스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이는 사우디 사상 첫 엑스포 개최이자, 지난 2021~2022년 두바이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 전시회를 개최하는 걸프 협력 회의(GCC) 회원국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엑스포 유치에 각종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리야드 시내 새로운 전시장 건설에만 약 78억 달러(약 10조 1700억 원)를 투자할 계획다.
또한, 엑스포 기간 리야드 메트로와 도로망을 확충해 관람객의 이동 편의를 돕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와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라비아뉴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030년 엑스포 개최에 유력한 이유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장점을 거론했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성장과 국제적 위상 상승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관광과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등 경제 다각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성장률은 2022년 7.9%, 2023년 9.6%로 크게 상승했고, 국제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활발한 인프라 투자를 꼽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실제 2030년 세계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해 왔다. 리야드 메트로와 도로망 확충은 물론, 살만 로얄 국제공항 확장, 킹 압둘라 경제 도시 조성 등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혁신 역량을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첨단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5G,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글로벌 혁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아라비아 뉴스는 엑스포 유치 경쟁 도시인 부산과 로마도 경제와 역사,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시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 성장과 국제적 위상 상승, 인프라 투자, 혁신 역량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쟁 도시를 앞서고 있는 만큼, 2030년 엑스포 개최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엑스포가 전 세계 각국의 대표가 모여 미래를 위한 혁신과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아랍권 국가들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엑스포를 개최해 혁신과 개방의 모습을 보여주고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며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신문은 사우디가 2030년 세계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적으로 추진 중인 '비전 2030'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미국 언론들도 현재 판세는 사우디가 1위, 부산과 로마가 2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일 특집기사에서 “2030 엑스포 유치전에서 리야드가 가장 유리한 고지(insider track)에 있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도 15일 기사를 통해 “지난 10일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사우디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의 기존 부채상환을 위해 100억 달러를 무상 융자해주고, 50억 달러는 개발 차관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보도했다.
반면, 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에서는 일부 현지 언론들이 프랑스가 전통을 깨고 2022년부터 리야드 지원을 선언했다며 프랑스 외무부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석유가 풍부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지자에 재정적,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 언론들은 중동 갈등과 이스라엘 인정 협상의 결렬로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가 불투명해졌으며, 부산에 대해 긍정적 보도를 내놓고 있다.
또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최근 몇 주 동안 파리에 ‘부산 2030’이라고 적힌 택시 150대가 운행되고 있다는 소식과 더불어, 한국과 부산이 개발도상국 전시관 건설을 돕기 위해 5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점이 회원국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호평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에서 감산을 위한 회의를 소집하려던 것이 일부 아프리카 산유국 등의 반대로 11월 말로 연기됐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천문학적 자금을 들이면서 엑스포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에는 회원국들이 자국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이해관계를 고려해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한편, 세계 엑스포 개최국 선정일이 다가오면서 구글 트렌드에서도 2030 엑스포의 부산 개최 가능성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부산에 대한 관심이 경쟁도시인 리야드와 로마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