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낮추기 분투…시장은 내년 초·중반 '피벗' 전망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핵심 물가 지표인 10월 개인소비자지출(PCE) 지수를 30일(현지시간)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10월 PCE 지수가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 폭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지수는 3.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근원 PCE 지수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상무부가 집계해 발표하는 9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포함한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월가는 9월에 이어 10월에도 PCE와 근원 PCE 지수가 각각 0.3%, 0.2% 포인트 내려갔을 것으로 예상한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급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비교해 주거비 비중이 작다. 근원 PCE 지수 상승률은 지난 7월 4.3%, 8월 3.8%에서 9월 3.7%로 줄곧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3.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상승률 3.7%에 비해 크게 둔화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0%,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20여 개국을 뜻하는 유로존에서는 1년 전까지 CPI 상승률이 10%를 넘었다. 그러나 유로존 CPI 상승률은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2.9%까지 하락했다. 7~9월 중순 유로존의 CPI 상승률은 5%대를 기록하다가 9월 말부터 4%대로 돌아섰고, 10월 말 2%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유로존은 11월 CPI를 29일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이 지수가 전달 2.9%에서 이번 달에는 다시 2.7%까지 내려가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했다. 이는 전월 6.7%에서 큰 폭 하락했으며,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그러나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스인플레이션에 따른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지 않도록 매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준이 21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 대다수가 인플레이션이 재개될 위험성을 여전히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사록은 "만약 향후 수개월간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서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불충분한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ECB가 기록적인 금리 인상 이후 인플레이션의 향후 방향에 대해 평가하는 중이지만 아직 승리하지 못했고, 단기 지표에 근거해 베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까지 끌어내리는 데 집중해야 하고, 단기적인 상황을 근거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과 ECB,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등이 내년 초중반부터 금리 인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과 ECB는 내년 봄부터, BOE는 내년 여름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