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사이버트럭 약속과 다르네"…머스크 비판 커지는 이유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사이버트럭 약속과 다르네"…머스크 비판 커지는 이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본사에서 열린 사이버트럭 출고 행사에서 양산형 사이버트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본사에서 열린 사이버트럭 출고 행사에서 양산형 사이버트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약속한 것과 다르잖아”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출고된 테슬라의 미래형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테슬라에 대한 ‘기대치’와 관련이 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한 때가 지난 2019년이기 때문이다.

사이버트럭의 출시를 고대해온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개발상의 문제로 여러 차례 출시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무려 4년 만에 양산 모델이 마침내 생산라인에서 출고된 것이라 그만큼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당초 약속한 것과 다르게 제품 출시가 지연된 사례가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록 많이 늦어졌지만 마침내 출시가 된 것 자체가 다행이라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가격 5000만원 수준서 8000만원으로 껑충


그러나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사이버트럭과 관련해 약속한 것 중에 한 가지도 약속대로 이뤄진 것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사이버트럭의 첫 출고식은 소비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일렉트렉은 그 결과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을 비롯해 테슬라를 맹추격해온 후발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오히려 호재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일렉트렉은 가격은 물론이고 사양이나 성능 측면에서도 4년 전 머스크가 내놓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연 그럴까.

테슬라가 지난 2019년 11월 처음으로 사이버트럭의 출시를 예고하는 행사에서 밝힌 예상 기본가격은 3만 9900달러(약 5200만 원)였다.

그러나 테슬라가 이번 출고행사에서 공개한 기본형 모델(싱글모터 트림)의 가격은 6만 990달러(약 8000만 원)이다.

당초 약속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게다가 이 가격의 기본 모델이 당장 출시되는 것도 아니다. 머스크는 2025년형부터 이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이전까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모델은 듀얼모터를 사용하는 전륜모델로 테슬라가 제시한 가격은 7만 9990달러(약 1억 400만 원)다. 이 역시 당장 시판되는 것이 아니라 내년부터 구매 가능하다.

최고급 트림인 사이버비스트도 내년 중 출시가 예정돼 있으나 가격이 자그마치 9만9990달러(약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적재중량도 당초 약속보다 크게 적어


양산 모델의 적재중량도 당초 예고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4년 전 테슬라가 밝힌 것은 3500파운드(약 1588kg)이었으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기가팩토리5에서 빠져나온 실제 사이버트럭의 적재 중량은 2500파운드(약 1134kg)에 그쳤다.

사이버트럭이 픽업트럭에 속하고 픽업트럭은 기능상 적재 중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예비 구매자들 입장에서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도 당초 약속보다 크게 줄었다.

최고급 사양을 적용하면 최대 주행거리가 500마일(약 805km) 이상이 될 것이라고 머스크는 장담했었으나 실제로 출고된 사이버트럭의 최대 주행거리는 340마일(약 547km)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렉트렉이 앞서 낸 기사에서 267마일(약 430km)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보다는 길지만 당초 약속에는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는 배터리팩을 추가하면 최대 주행거리가 470마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배터리팩이 추가되면 적재함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판매 추이 따라 가격 조정 나설 가능성도


사이버트럭을 진작부터 사전예약한 사이버트럭 마니아로 텍사스주의 금융업체에서 중역으로 근무하는 크리스천 쿡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저렴한 가격에 1회 충전 주행거리도 길게 내놓겠다는 머스크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왔는데 실망이 크다”라며 “이 제품뿐 아니라 머스크와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대한 실망도 커졌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CFRA의 개릿 넬슨 애널리스트는 사전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사이버트럭 사전예약 건수는 약 2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머스크가 당초 약속한 것과 많이 다른 가격이 공개되면서 사전예약을 취소하는 사람이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판매 추이에 따라 테슬라가 가격을 조정하는 일도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