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반도체 자립 위한 '빅펀드 2기', 반도체 전방위 투자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中 반도체 자립 위한 '빅펀드 2기', 반도체 전방위 투자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봉쇄에 대응해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봉쇄에 대응해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봉쇄에 대응해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조성한 2단계 국가 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Big Fund II, 이하 빅펀드) 2기는 최근 반도체 설계, 장비, 제조 및 핵심 링크에 천문학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사슬을 강화하고, 미국의 견제와 탄압을 조기에 깨뜨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빅펀드 2기는 2018년에 출범했으며, 총규모는 약 285억 달러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펀드는 반도체 제조, 설계, 후공정 등 분야의 대형 업체에 투자가 집중되었던Ⅰ기 펀드와 달리 소재, 부품, 장비 등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자립을 목표로 보다 다양한 기업에 투자되고 있다. 현재까지 40개 이상의 반도체 기업에 약 84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데이터 제공업체 톈옌차(Tianyancha)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업체인 HLMC 자본금은 약 4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빅펀드 2기가 주주가 되었다.

반도체 및 집적 회로 설계 및 제조업체인 항주SILAN은 지난 11월 빅펀드 2기가 회사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 약 2억 934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회사 재무 결과에 따르면, 빅펀드 2기는 3분기 기준 회사의 2대 주주로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빅펀드 2기가 칩 제조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단계에 비해 칩 설계, 장비, 부품, 원자재를 포함해 산업 체인의 핵심 링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아직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갈 길은 멀지만, 전체 칩 산업 공급망을 강화함으로써 가능한 한 빨리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중국 자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이 펀드는 중국의 신흥 산업 전략에 맞춰 5G, AI, 스마트 자동차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 봉쇄에 대응해 과학기술 자립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 중순 AI 칩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엔비디아, 인텔 등 미국 기업이 중국에 기존 제품을 판매하거나 규정을 우회하기 위한 새로운 칩 출시도 봉쇄하는 조치를 했다.

또한, 백악관도 미국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이른바 국가 안보를 위한 칩 및 과학법을 더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 1일 뉴욕 행사에서 “규제에 맞는 새로운 칩을 내놓아야 하며, 규정을 준수하면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가능한 모든 사람과 사업을 하려고 노력한다”라며 “반면에 국가 안보는 중요하고, 국가 경쟁력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을 분리하려는 모든 시도는 외국 칩 회사, 특히 미국 회사에 더 큰 피해를 주는 동시에 중국이 첨단 반도체 자체 제조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 화웨이 메이트 60 스마트폰과 910B 어센드 AI 칩의 출시는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미국의 단속이 효과적이지 않았음을 입증했으며, 미국이 중국 기술 자립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한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자본과 시간은 더 필요하겠지만, 중국의 국내 반도체 공급량은 올해 총소비량의 약 25%에 달하며, 칩 기술 혁신으로 인해 향후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중국의 반도체 능력 향상은 놀라운 결과를 내놓고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 재료 협회(SEMI)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중국의 반도체 장비 출하량은 110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이다.

또한,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온 결과, 일부 첨단 반도체 기술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달성했다. 28나노 및 14나노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7나노와 5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 도전 중이다.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16.4%에 도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이외 중국의 자체 역량 강화는 주로 설계와 개발, 제조, 소재 및 장비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공급량을 소비량의 40%까지 늘리고, 2030년까지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더 가혹한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광대한 국내 시장, 연구개발에 대한 일관된 투자, 핵심 기술 돌파구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