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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쏠리는 전 세계의 눈…마이너스 금리 해제 단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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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쏠리는 전 세계의 눈…마이너스 금리 해제 단서 나올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의 대규모 완화 정책 검토에 나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의 대규모 완화 정책 검토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일본은행이 18일과 19일 이틀간에 걸쳐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입에 쏠리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가능성 때문이다. 만약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해제를 선언할 경우 0.1%포인트 금리 인상과 다름이 없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일본은행이 밝힌 ‘자금 순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행 국채 보유 잔액은 대규모 완화를 시작한 2012년도 말 93.9조 엔이었지만, 2022년도 말에는 576.1조 엔으로 지난 10년간 6배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증감 요인과 금융 조절'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은 2012년 22.0조 엔에서 2016년 119.2조 엔까지 늘어났지만 2018년 이후에는 제로금리 정책이 시작되며 매입액이 100조 엔을 웃돌지는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22년부터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은 111.1조 엔어치를 매입했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물가 상승이 크게 일어나게 되면서 서방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선 여파로 분석된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일본은행은 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국채 방어매수를 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었다. 그 결과 2023년에도 11월까지 이미 107.6조 엔 국채 방어매수를 했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은행이 궁지에 몰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월별 국채 매입액을 보면 2022년 6월에 16조2038억 엔으로 사상 최대의 매입을 실시한 뒤 12월에도 16조1809억 엔으로 6월에 이은 거액의 매입이었다. 이어 2023년 1월에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23조6902억 엔을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겐다이비즈니스는 “장기금리 인하를 위해 진행됐던 국채 매입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받으며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1%로 억제하기 위한 방어매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매수 확장 일변도였던 일본은행의 변화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11월 국채 매입이 근년 들어 처음으로 전월 대비 1조8780억 엔(20.3%)이나 감소했다. 10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의 유연화와 더불어 정책의 변화가 두드러져 보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와 궤를 같이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메시지가 나왔다.

12월 7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우에다 총재는 “(금융정책에 대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도전적 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이른 시기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정책 해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게 했다.

이러한 발언의 영향으로 10년 국채 이율이 한때 전일 대비 0.105%포인트나 급상승하는 한편, 외환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 바람과 함께 엔고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에다 총재가 언급한 ‘도전적인 상황’을 앞두고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기무라 다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우에다 총재는 시장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부양책을 끝내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출구전략의 과정은 이미 시작했지만 종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사실상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임을 시사하고, 미국이 2024년부터 금리 인하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또한 마이너스금리 해제에 잰걸음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분석도 많다.

특히 엔화 약세에 시달리던 일본 국민들에게 엔화 강세로 돌아서며 전기·가스·기름값 급등을 완화하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고물가에 시달리는 일본 내수 경제가 살아날 키워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엔저로 인해 호황을 누렸던 다른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지난 14일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시사되며 엔화 가치가 급상승하자 도쿄 닛케이 주식에서는 자동차 등 수출주가 타격을 받으며 평균 낙폭 400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필립증권의 사사키 가즈히로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에서는 FOMC의 발언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일본은 엔고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기대 후퇴 등으로 미국 주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발표되는 결과로 흔들리는 정국 혼란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도 관심사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